해변

소년과 노인

by 이도경


푸른 하늘과 바다

불어오는 바람이

머리카락을 스치며 지나가고

소년은 그들의 노래에 귀 기울인다


소년은 모래사장에 앉아

파도에 발을 맡겼다

운명이 소년을 감싸고

태양은 하늘에 반원을 그리며 돈다


언젠가 노을이 질 때가 되면

소년은 노인이 되고

곁엔 누군가가 함께할지도 모른다

파도가 노인의 발을 이끈다


고요한 달과 별

밤하늘을 은빛으로 물들인다

노인의 눈동자는 밤하늘을 향하고,

두 개의 달이 차오른다


두 개의 달.

노인은 눈을 감는다

소년과 노인은 하나가 되고

곧, 밤하늘의 별이 된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해변의 카프카' 를 읽고 이야기를 나만의 시로 함축해서 만들어보고 싶었다. 시의 주제는 하루키 씨의 생각에 내 생각을 조금 보탠 것 뿐이지만, 그래도 뭔가 개운하다.

아주아주 많이 부족한 시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조금씩 갈고 닦아서, 언젠가 다른 사람들의 마음 속 깊은 곳까지 잔잔한 울림과 여운을 남기는 시를 남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