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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erry Feb 07. 2022

돌봄 정책에 관하여

유아의 정서 발달을 돕는 돌봄 정책

2022년 울산시 돌봄 정책 조례안 의회 통과를 앞두고


저는 울산 북구에서 장애 통합 어린이집을 20년째 운영하고 있습니다. 어린이집은 아침 7:30부터 저녁 7:30분까지 보육하는 기관입니다. 원을 운영하면서 안타까운 사례 세 가지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 번째는 보육시간 이외에 근무하는 직종을 가진 맞벌이 가정입니다. 3교대 간호사, 중고등부 입시강사, 교대 근무하는 지구대 경찰, 소방관, 미용업 종사자, 항공승무원 등입니다. 어린이집 운영시간이 지나면 이 가정의 자녀들은 돌봄 공백이 생깁니다. 24시 어린이집이나 야간 연장 어린이집이 드물게 있지만 집에서 거리가 먼 경우가 많고, 돌봄 선생님도 이런 시간에는 구하기 쉽지 않습니다.      



두 번째 사례는 외벌이 가정일 경우라도 장애아를 양육하거나, 다자녀 부모님들의 돌봄의 무게 역시 무겁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집 밖을 나가지 못하고 며칠간 가정에서 지내야 하는 경우, 다자녀 가정에서 한 아이가 아프면 부모님은 다른 아이를 어린이집에 챙겨 보낼 여력이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저는 어린이집 원장으로 이런 모든 상황에 다 응해줄 수 없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그래서 돌봄 정책을 만들 때 요구가 다양한 당사자들의 의견을 듣는 것은 너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작년에  진보당에서 돌봄 당사자의 의견을 취합한다고 설문지를 요청하셔서 의견을 서면으로 받아 보내드렸고, 좀 더 세부적인 논의를 하기 위해 우리 어린이집에서 대면으로 ‘돌봄 반상회’를 열어 사각지대를 꼼꼼히 의논하였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부모님들은 ‘정책을 만들 때 이렇게 당사자에게 직접 묻고 방법을 함께 찾아가는 활동에 불러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하셨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2022년 3월 초에 울산 북구청장님도 돌봄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는 간담회를 개최한다고 하니 민과 관이 협력하는 모습에 박수를 보냅니다. 이렇게 발로 뛰어 시민에게 꼭 필요한 정책을 만들려는 진보당의 노력에 감사를 표합니다.      


마지막으로 장애통합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원장의 입장에서 염려를 한 가지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지난 토요일에도 학교 교사들과 연구회를 하였는데, 학교뿐 아니라 유치원, 어린이집의 많은 교사들은 이구동성으로 최근 아이들의 행동지도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합니다.     





"유아에게 교육기관은 사회생활입니다." 


여러분들도 직장이 아무리 재밌어도 8시간 근무가 끝나면 퇴근해서 집에 가서 파자마 입고 소파에 널브러져 쉬고 싶지요? 유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교육기관에서 아무리 재밌어도 나를 완전히 편하게 드러낼 수 있는 가정으로 아이들을 빨리 돌려보내는 것이 아이들의 정서를 보호하는 것입니다. 유아에게 긴 시간 사회생활을 하게 하는 정책이 아이들의 정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심각하게 돌아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아이들의 마음은 어려워입니다."


유아들은 이런 힘든 마음을 표현할 적당한 방법을 아직 배우기 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힘든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울거나 짜증 내거나 물건을 던지거나 친구를 때리거나 무기력해지거나 또는 미디어 중독 현상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돌봄 정책을 만드실 때 유아의 발달 특성을 고려하여 아이들에게 가장 안정적인 환경에서 돌봄 받을 수 있도록 가정을 잘 지원하는 정책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끝으로 많은 돌봄 당사자들의 의견을 들어서 만든 조례인 만큼 울산시의회에서는 이번 회기에 꼭 통과시켜서 아이들도 행복하고 절박한 돌봄 당사자들도 행복을 꿈꿀 수 있도록 꼭 통과시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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