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사순절 시 쓰기 2. 장애아동을 고이고이 품어주는 잎새 선생님께
냇가를 지나는 소녀
가뭄에 물이 말라 가는 냇가 귀퉁이
좁은 웅덩이에 갇힌 물고기들
소녀는 걸음을 멈추고
두 손을 다부지게 모아 물고기들 안는다.
물줄기가 큰 곳으로,
가물어도 마르지 않을 곳으로
한걸음 한걸음 소중하게 손으로 품고 걷는다.
돌부리에 비틀거려도 두 손만은 꼭 붙어있다.
물 한 방울 새지 않으니
소녀의 손 안에서 물고기들은 행복하다.
넓고 안전한 냇가로 잎새 소녀는 물고기들을 보내준다
그제야 소녀의 마음이 놓인다.
깃털 같은 걸음으로 소녀는 집으로 돌아간다.
물고기들이 소녀에게 지느러미로 인사한다.
"고마워, 그 마음 오래도록 간직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