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조용한 쉼터

by 진희도

방 안에서 게임만 하는 아들을 보며
나는 종종 한숨을 쉬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깨달았다.

아들은 지금
세상이라는 문턱에서 받은 상처를

스스로 치유하는 중이라는 것을.

그리고 나는
내 불안을 빨리 벗어나고 싶어
조급해하고 있었다는 것도.

오늘, 아들에게
이 마음을 전해 보려 한다.


“아들아.

너는 실수하고 실패할 권리가 있어.
꼭 성공해야 하고,
잘 해내야만 하는 건 아니야.


나는 어떤 모습이든
네가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한 삶이라면
그것으로 이미
가장 멋지고 훌륭한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남들과 조금 다르게 살아갈
한 스푼의 용기는 필요하긴 하겠지.


한때 ‘플루트 연주자’를 꿈꾸던 너도 알잖아.
곡마다 연주 속도가 다 다르다는 것을.

너는 지금
너만의 속도로 인생을 살아가는 중이야.
‘너만의 인생’이라는 곡을
연주하고 있는 거지.


아들아.
건강만 해라.
그것으로 너는 이미 효자다.”


나는 이제
아들에게 ‘참견’이라는 잣대를 들이대지 않으려 한다.

대신
힘들고 지칠 때
언제든 돌아와 쉴 수 있는
조용한 ‘쉼터’가 되어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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