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 아닌 것을 생각해 보았다.
눈이 떠졌다.
시계를 보니 여섯 시간을 잤다.
일곱 시간은 자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충분히 잔 것 같지 않아
눈을 떴는데도 하품이 나온다.
나에게는 강박이 있다.
사실, 많다.
돌이켜보면
내 삶의 여덟 할 쯤은
강박으로 움직여 온 것 같다.
그중 가장 큰 강박은
‘행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번뿐인 인생인데
행복하지 않으면
죽을 때 후회할 것 같아서
늘 스스로를 다그쳤다.
그런데 중요한 사실은
행복을 다짐한다고
행복해지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에게 행복은 뭘까.
이불속에서 천장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어쩌면
행복을 말하기보다
‘행복이 아닌 것’을 짚어보는 게
더 정확할지도 모르겠다.
행복은 황홀감이 아니다.
로또 당첨이나
중독적인 쾌감처럼
단번에 터지고 사라지는 감정은
오래가지 못한다는 걸.
나는 알고 있다.
불꽃처럼 밝지만, 금방 꺼진다.
행복은 경제적 여유만도 아니다.
물론 돈이 없으면
삶은 많이 불편해지겠지만
돈이 넉넉해도
불행한 사람을 우리는 자주 본다.
그렇다면 행복은 어디에 있을까.
아마
더 조용한 곳,
기대만큼 드러나지 않는 곳,
천천히 스며드는 무언가.
행복은
불행의 뒷면 같다.
동전의 양면처럼.
여섯 시간을 자고 눈을 뜬 이 아침.
특별한 일도 없고,
아픈 곳도 없고,
무너진 것도 없다.
그것으로 충분한 하루다.
그래서
큰 불행이 없는 것이
행복인 것 같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