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살아버린 2025년의 끝에서

안녕 2025!

by 에원

2025년은 오늘부로 끝이다.


정말 내가 제일 좋아했던 올해 반과 올해 선생님과는 1월 초에 방학을 하기 때문에 작별은 아니다.

그래도 새해를 맞이하며 한 오늘 종례에는 왠지 모를 기류가 있었다.


설렘이랄까, 기대랄까.

그것도 아니라면 그냥 묘한 느낌일까.


"얘들아, 새해 복 많이 받고. 올해 너무 수고했고 내년도 잘해보자."


선생님 말씀이 끝나고 회장의 구령에 인사를 붙이고 우리는 여느 때와 같이 교실을 빠져나갔다.


"야, 너희 너무하다. 너희만 복 받냐?"


"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쌤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안녕히 계세요!"


뒤늦게 말하며 빠져나가는 친구들을 본다.


1월부터 방학까지 쭉 여행을 가 마지막으로 보는 남자아이에게 인사를 했다.

내년부터는 쟤를 못 보는구먼.




올해도 정말 수고 많았다.


뒤돌아 보면 정말 열심히 달렸다.


누군가를 따라잡으려고,

이기려고,

뒤처지지 않으려고,

그냥 여태까지 해왔으니까.


참 많은 것을 한 해였고 그것들이 전부 아직까지도 기억난다.


14년 정도밖에 안 살아봤지만, 정말 인상적인 해였다.

이것저것 도전해 봤고 정말 행복한 한 해를 보냈다.


처음으로 정당한 선거를 통한 학급 회장을 해보았고(이전에는 무투표 당선만 해봤음) 그리고 그에 따른 책임감을 지니며 재미를 느꼈다.

괜찮은 반을 만나면서 학교 생활에 기쁨을 느꼈다.

작년부터 벼르고 벼르던 자율동아리를 설립해서 단편 소설집을 만들었고 북퍼브라는 사이트를 통해서 제본하고 학교 도서관에 전시까지 했다.

스키즈의 앨범을 하고 진심으로 덕질을 했으며 빌보드 8 연속 1위라는 세계 기록을 새우는 것을 목격했다.

바이올린을 그만두겠다는 결심을 했다.

브런치 스토리의 작가가 되었다.


이만하면 꽤 알차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한다.


오늘 열두 시가 지나면 새해가 된다.

물론, 마냥 밝은 미래가 기다리지는 않는다.


나는 이제 중3이 되고 학업에 힘을 쏟아야 한다.

글도 더 쓰고 싶고 하고 싶은 건 너무 많은데 시간이 나질 않는다. 아마 관리형 독서실에서 사는 삶이 기다리지 않을까.

1월 통째로 긴 여행이 예정되어 있어서 현실에서 빠져나갈 수 있지만 그 덕에 지금 다니는 모든 학원을 끊거나 멈추고 가야 한다.


더불어 수학 학원에서 미적(수 2)을 공부하던 나는 이 상태로는 심화반에 진급을 못한다는 판정을 받고 마지막 기회를 얻어 '나머지반'으로 들어가게 된다.

억울하다기 보단 이게 내 마지막 기회란 생각이 든다. 이 반에서마저 실패한다면 수 2를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데 그렇다면 고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충분한 선행 견적이 안 나온다.

(1년만 선행을 빨리했어도... 내가 머리가 조금만 더 좋았어도...)

심지어 여행 때문에 나머지 반에 들어가는데 차질이 생겨서 여행 가서도 해야 하고 갔다 와서 엄청 열심히 해야 한다고 한다...


당장 3학년 반배정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고, 좋은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싶은데 진로가 명확하지 않고 문과이과도 사실 잘 모르겠다.



내년도 참 막막하다.

그렇지만 내가 좋든 싫든 2026년은 찾아올 것이고, 나는 그 한해를 올해처럼 알차게 열심히 살 것이다.

그렇다 보면 또 금세 2026년이 지날 것이고 나는 고딩이 될 것이며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좋든 싫든, 2025년은 오늘부로 끝이고 그렇게 난 또 2026년을 열심히 살아갈 것이다.



2025년이 시작할 때 친한 남자애가 나에게 말했다. (이과 녀석이었다)


"야, 2025는 45의 제곱인 거 알아?"

"알았겠냐고ㅋㅋ 신기하네."

"그럼 46의 제곱은 뭐게?"

"내가 그걸 어떻게 알지?"


"2116이야. 우린 그때까지 못 살아. 그러니까 2025년은 정말 유일무이한 해라는 거야."



그렇다 2025년은 정말 유일무이한 해였다.

2026이란 숫자에는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 친구한테 한번 물어봐야겠다.


아무런 의미가 없더라도 역시 유일무이할 것이다.

내가 내년도 유일무이한 행복한 해로 만들어버릴 것이다.


열심히 살아버린 2025년, 참 행복했다.




한 해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제 글이란 것에 눈길을 주신 모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열심히 달려오다 보니 어떻게든 마무리가 된 것 같네요,,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25년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

2026년도 화이팅!



오늘도 간절함 속에서 피어난 뜨거운 글쓰기를 이어나가는 에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