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레터 - 황모과
황모과 작가의 <그린레터>는 로밀야를 향한 푸룬의 러브 레터로 시작하여 네 인물의 시점에서 전개된다. 얼음산국의 비티스디아 잎새는 푸룬과 로밀야가 비극적 현실 속에서 전 생애를 걸쳐 소중히 간직해 온 사랑의 편지를 잎맥에 담고 있다. 수십 년이 지나고, 비티스디아 해독에 대한 이륀의 집념과 그 잎새에 담긴 이야기는 꺼지지 않는 생명력을 발산하며 이 이야기를 희망적으로 바꾸어 놓는다.
얼음산국의 비티스디아는 전쟁 속에서도 자리를 지키며 수십 년 동안 푸룬과 로밀야의 이야기를 간직했다. 잎맥에 촘촘하게 새겨진 그들의 치열한 기도, 삶의 마지막 순간에서도 서로를 잊지 않겠다는 진심 어린 사랑은 소멸하지 않고 비티스디아에 온전히 남아 있다. 잎새에 기록된 푸룬과 로밀야의 편지가 그렇듯, ‘사랑’이라는 이 숭고한 마음은 모든 것을 초월하여 살아남는다.
나는 사랑으로 모든 것을 관통하는 이야기, 결코 소멸하지 않는 사랑의 생명력에 대한 이야기를 좋아한다. ’결국 사랑‘이라는 플롯이 많은 매체에서 수도 없이 등장하는 것도 사람들의 많은 공감을 사는 소재이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이런 이야기를 통해, 사랑으로 삶의 이유와 희망을 찾아나갈 수 있다는 믿음을 얻는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를 품고 긴 여정을 떠난 푸룬과 로밀야처럼, 그 모든 여정을 담은 잎새를 해석한 이륀처럼, 우리는 사랑을 통해 가슴 깊은 곳에서 오래도록 바라왔던 세상으로 한 발짝 나아갈 용기를 얻는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어쩌면 사람은 사랑의 생명력에 기생해 살아가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의 사랑이 향하는 대상이 타인이든, 나 자신이든, 나를 둘러싼 세상이든. 적어도 나는 사랑이 있는 삶 속에서 살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