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가 도래하면서 사라질 직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인간이 습득한 많은 정보를 AI는 너무 쉽게 학습해서 다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정보나 지식을 바탕으로 하는 직업들의 대부분은 더 이상 설자리가 없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러면서 예술분야의 창의성이 기반이 되는 직업은 AI로 대체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을 했다. 그러나 불과 몇 년 사이에 그 예측도 잘못되었음이 드러나고 있다. AI의 기술은 크리에이티브 영역까지 확대되었고 오늘날 그림, 음악, 영상 등 인간의 창의성으로 가치를 발하는 일들까지 AI는 너무도 쉽게 해 내고 있다.
나의 일이 대체 가능해진다는 것은 단순한 위기감보다는 더 큰 좌절을 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직업이라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젊은 청춘을 모두 바치며 노력해 온 분야이고 그래서 그 분야에서 지금의 위치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고, 그 일이 나의 가치관을 만들어 주기도 했고 나의 자부심의 한 부분이 되기도 했을 것이다.
어떤 직업을 갖느냐에 따라 만나는 인적 네트워크와 경험이 다르게 되고 그러면서 그 안에서 삶의 가치관이 생겨나기도 한다. 그래서 유사분야에 있는 사람들끼리 이해심도 공감도 용이할 수 있다. 직업은 그렇게 그 사람의 현재의 모습을 대변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스스로의 자부심이고 자긍심의 기반이었던 직업이 AI로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된다면 어쩌면 나의 필요성과 존재의 가치에 대한 생각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나의 일이 대체 가능하다는 것은 내가 대체 가능한 존재가 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그래서 AI기술 앞에서 누군가는 불안하고 좌절하게 된다는 생각이 든다.
대체 가능하지 않은 나만의 것은 무엇일까.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내가 다시 스스로 나에 대해 자부심과 긍지를 가질 수 있기 위해서 중요한 일인 거 같다.
나만의 이야기를, 나만의 경험과 내가 알고 있는 지식들을 천천히 하나씩 써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과정에서 나의 내면을 좀 더 깊이 들여다보며 내가 몰랐던 나와 나의 일을 새롭게 정의할 수 있고 그러면서 대체할 수 없는 나만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