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늘 들어왔던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세게도서전에 참가를 하고 왔다. 뉴욕에서의 시간을 9일이나 빼야해서 고민했지만, 또다른 경험을 할 수 있을거라 믿었기에 선택했다.
뉴욕에서 프랑크푸르트까지는 8시간만에 직항으로 도착. 싱가포르항공을 이용했는데 A380을 왕복 모두 이용해야 했다. 승객 490명을 한번에 수송할 수 있는 거대한 비행기. 돌아올 땐 뉴욕공항에 A380용 브릿지(비행기와 공항을 연결하는 통로)가 단 1개여서, 그 사용 순서를 기다리느라 꼬박 1시간을 착륙한 채 지루하게 자리에 앉아있어야 했다. 내 앞에 있던 남승무원과 이런 저런 수다를 떨면서 그나마 지겨운 시간을 떼우긴 했다만.
애니웨이, 3년만에 재개된 제74회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 전 세계 가장 큰 출판업계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는 사실에 몹시 흥분하며 또 시차적응 따위 무시한 채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후배가 만든 회사가 이 행사에 부스를 운영하게 되었고, 그 일을 도와달라는 지령을 받아 뉴욕에서 프랑크푸르트까지 날아가 그 일을 하게 된 것.
구텐베르크가 금속활자로 책을 만들기 시작한 15세기에 프랑크푸르트에서 도서 박람회가 개최되면서 시작된 행사라고! 행사장이 너무 커서, 왕복 한번만 하면 기진맥진... 전체 부스를 다 돌아볼 수 없을 정도.총 12개의 전시관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이번 행사엔 단 3개만 열린거라고(더 있었음 난 죽었을 듯.. 너무 피곤해서 ㅠ.ㅠ).
내가 일한 곳은 6관 1층(독일에선 6.1로 표기)의 kstyles 부스! 종이책을 전자책, 웹툰, 애니메이션, 앱 등의 플랫폼로 변환하는 작업을 하는 회사. 그 툴로 만든, 한국어를 애니로 배울 수 있는 영어 기반의 귀여운 앱이다.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영어권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될거라 확신! 나는 여기서 이 플랫폼을 사용하고자 하는 분들을 찾고 연결해 비즈니스를 성사시키고자 열일을 했다. 몸은 피곤했지만 내가 즐거워하면서 잘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어서 뿌듯했다. 전시회의 부스 운영도 해보았고, 남의 나라 전시회에 참여자로 미팅을 다닌 출장의 경험도 많았으니 이 일이 내게는 쉽고도 즐거웠다.
내가 있는 부스로 중간중간 요르단, 아프가니스탄 등 전 세계에서 찾아오는, 한국을 사랑하는 다양한 외국인들을 만나며 매일 감탄했다. 김치 좋아하는 외국인이야 이젠 너무 흔해졌지만 직접 김치를 담궈먹는다는 독일인까지 만나 또한번 놀람. 우리나라 정말 멋지구나~ 대한민국 만세~!
이 행사는 방문자 93,000명, 95개국 나라 4천여 명의 전시회 참가자들, 웹사이트 방문자 104,000명, 언론사 대표들 6,400명이 참여를 했다고 한다.
이런 대단한 행사에 참여해 경험해보고,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 평생 두고두고 기억할 일이 되었다. 프라하, 뮌헨, 하이델베르그, 프랑크푸르트에 올 때 연락하라는 분들이 생겼고, 한국에 돌아가면 찾아뵙기로 한 분들과의 인연을 얻었으며, 한국시장에 진출하고 싶어하는 모 독일 업체를 어디에 연결해줄지 행복한 고민중.
책을 진심으로 좋아하며 읽던 그들의 문화도 부러웠다. 한국에서 내가 많이 했던 북콘서트와 저자싸인회를 유럽에서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번쩍!
내가 살아가는 이 세상이 얼마나 넓고 다양한지 다시한번 배울 수 있었던 시간. 자전거, 소세지, 맥주, 프렛첼의 나라 독일 안녕, 가을의 독일은 첨이었는데 인상적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