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4학년부터 국어 공부를 시작한 친구가 있다. 본래 집에서 책 읽기를 좋아하던 친구인데 어머님께서는 아이를 문해력 학원에 보내 더 본격적인 국어 공부를 시켜볼까 싶어서 보내셨다고 하였다.
같이 공부하는 형 누나들이 아무래도 초등학교 5-6학년이 많다보니, 아이는 토론에서도 밀리는 부분이 있었고, 세부적인 내용을 파악하는 데에는 무척 약했다.
◆ 아이의 약점
(1) 밑줄을 그으며 분석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
(2) 성적이나 지문 분석이 들쑥 날쑥하다
(3) 지문에 대한 편차가 크다. 소설, 비문학 지문 중에서도 본인이 관심있는 지문은 집중력 있게 읽으나, 그렇지 않은 것은 그냥 눈으로 훑는 정도
(4) 글쓰기를 할 때에도 논리 비약이 있다.
(5) 소설을 읽을 때에도 본인이 꽂히는 부분만 기억을 주로 하고, 핵심적인 내용을 비껴가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아이를 관찰하면서 느꼈던 건, 초등학교 4학년과 6학년은 읽는 방법, 생각하는 사고력이 좀 다르다는 것이었다.
해당 아이 뿐만 아니라 초4 친구들은 보통 소설책, 만화책 등 관심이 있는 책을 읽기 좋아하는 걸로 시작하는데, 학교의 교육 방침도 소설을 통한 상상력 자극을 주로 시키지, 논리적인 순서에 맞게 사고하는 것은 고학년으로 밀리게 된다.
그러다보니, 글을 읽을 때 동물적 감각에 가깝게 매우 직관적으로 읽는 편이라는 것이 느껴졌고, 초6학년 친구들이 핵심어를 찾고, 핵심 문장에 밑줄, 문장 간 관계를 표시하며 찬찬히 구조화 시키는 것과 달리, 본인이 단어의 느낌, 문장 간 포섭 관계 등을 느낌적으로 이해하며 읽는 느낌이 강했다.
따라서 아이의 이러한 읽기 방법을 존중하되, 문장 속 단어 상하위 관계에 표시를 하며 분석해보는 연습을 조금씩 시켜보았다. 아이의 직관력을 시각화해보는 것이다.
신기하게도, 초4 친구들은 흡수력이 매우 빨라, 3개월 이내에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편이었고, 시간 내에 문제를 빠르게 푸는 것은 별개로, 지문 내용을 어렵다, 쉽다 등의 주관적인 판단 없이 어휘 상하위 관계 만으로 핵심 문장을 매우 잘 추려내는 편이었다.
이 친구는 당장은 시간 내에 모의고사 문제를 풀어내는 것은 어려워하지만, 설사 다 풀지 못하더라도 현대 소설을 실감나게 읽으며, 모르는 어휘는 같이 채워나가며 소설의 전개, 배경지식, 고전 소설의 줄거리 등을 배워나가는 것도 매우 즐거워했다.
아이 말로는 집에서 삼국지를 재미있게 읽고 있는데, 오늘 배운 소설 내용 중 '태원지' 속 '전국옥새'가 황제가 사용하는 도장인 것을 삼국지에서 봐서 알고 있다고 했다 ㅎㅎㅎ
본인이 읽는 전쟁 소설은 스타워즈, 디워, 해리포터 이런 것 밖에 없는데, 오늘은 '유예'라는 단편 소설을 읽으며 감각적으로 당사자의 심리를 드러내는 게 어떤 느낌인지 아이가 새롭게 이해하는 게 느껴졌다.
소설 '유예' 속 전쟁 이야기
친구가 지문을 통해 세상을 배우는 한, 아이가 국어를 어떤 방식으로 배우든 좋아하게 될 거라는 것이 매우 기대가 된다.
※결론: 아이의 구조화를 돕되 읽는 재미를 놓치지 않게 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