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연애를 통해 가족보다 더 가까운 관계를 맺었다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2. 타인과 나의 교집합은 어디까지일까? 가까워지면 그 사람과 나는 필요충분조건 관계이길 바란다.
3. '서로 다른 타인임을 잊지 말아야지.' 하며 타인의 욕구, 취향을 배려하려고 한다.
4. 서로 절충점을 찾아서 맞춰 나가려고 한다.
5. 그러던 때, 자아분리마냥 내가 2가지 속에서 찢어지는 듯한 고민을 하는 것을 깨달았다.
6. 타인을 지키다보면 어느새 '나'의 욕구는 뒤로 미뤄지고 '나'의 감정과 이성이 싸우고 있었다.
7. 내가 상대를 배려하고 지키려고 하는 만큼 대신 내가 나를 못 지키는 게 있었다. 그럴 경우 상대가 나를 지켜줄 거라고 생각
8. '나'는 나의 몸과 생각에 갇혀 생각할 수 있는 범위가 반 평도 안된다. 내가 외롭고 속상해지는 시기가 있는 만큼 상대도 그러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9. 필연적으로 '몸'과 '정신'의 한계가 있는 한 필요충분조건은 성립될 수가 없다. 더 답답한 건, 또 언어라는 장벽이다.
10. 우린 분명 같은 한국어를 쓰고 있고 최대한 기분과 상황을 이성적으로 설명한다고 하는데... 왜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결론은 그저 '너는 그랬구나... 근데 나는 이랬어.'로 밖에 도달할 수가 없는지 모르겠다.
'나'를 고정하고 잡아두려할수록 상대와의 분리가 커지고, 상대의 흐름에 나를 맡기면 내가 흐릿해질까봐 무섭다.
결국 이 모든 혼란은 '나'는 자꾸 '나'를 지키려고 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그저 '너'는 '너'라서 아름답고 '나'는 '나'인 채로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