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칼로리의 진실
우리는 술을 마시면서 다음날에 살이 찌진 않을지 걱정합니다. 술자리에서 그러한 걱정을 친구와 나누다 보면 으레 듣게 되는 한 마디는 “술은 칼로리 없다”는 핀잔(?)입니다. 갸우뚱하지만 뭐 어쩌겠나요. 기왕 술자리에 왔으니 한잔 두 잔 마시게 됩니다.
궁금한 건 그뿐만이 아닙니다.
-정말 맥주는 보리로 만들어서 소주보다 열량이 더 높을까?
-와인은 다른 술보다 그나마 건강에 좀 나을까?
-밀가루 안주보다는 그나마 삼겹살이나 소고기를 안주로 먹는 게 좀 나으려나?
-밥을 먹고 술을 먹는 게 낫나?
-아니면 반주로 먹는 게 낫나? 등 여러 가지 술 관련된 고민들을 하고 계실 것입니다.
오늘은 술에 관한 몇 가지 진실에 대해서 바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국민건강통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월간 음주율은 약 62%, 고위험 음주율은 약 14%에 가깝다고 합니다. 여성분들의 경우에도 월간 음주율이 11년도 기준 44.2%에서 16년도에는 48.9%까지 상승하며 우리나라 성인이면 남녀 대부분이 술을 즐기고 있다는 사실을 알린 바 있는데요.
회식이든 약속 자리든 혼술이든 간에, 어쨌든 우리나라는 담배에 비해 술에 관대한 문화를 예로부터 가지고 있으며 술 잘 먹는 것도 하나의 미덕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조기축구나 사회인 야구, 러닝 크루나 산악회를 다녀온다고 해도 결국에는 술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요. 먹고 싶지 않아도 프로틴 충전하고 몸보신 하자며 기름진 삼겹살이나 소고기, 치킨 같은 음식이랑 소주나 맥주를 기울이고 계시지는 않으신가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술은 엠티 칼로리(Empty Calories)가 당연히 아니며 안주를 덜 먹는다고 해서 살이 덜 찌지도 않습니다. 술은 기본적으로 우리 인식에서 제로 칼로리라고 알고 있는데요. 사실 공칼로리라는 말은 정말 칼로리가 0(제로) 여서가 아니라 그만큼 우리 몸에 쓸데 있는 영양분이 단 하나도 없다는 의미입니다.
알코올은 기본적으로 1g당 7칼로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언뜻 보면 생각보다 그닥 높진 않은데? 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가 먹는 탄수화물, 그리고 단백질은 1g당 4칼로리입니다. 지방은 9칼로고요. 여기에 비교해본다면 알코올은 엄청나게 열량이 높다는 걸 자연스럽게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생활에서 쓰는 단위로 변환해 볼까요?
-맥주는 500ml 한 잔에 280칼로리,
-막걸리는 한 잔에 140칼로리,
-와인은 글라스 한 잔에 60칼로리,
-그리고 소주는 한 병에 343칼로리를 육박한다고 합니다.
343 칼로리면 방울토마토 약 180개가 조금 안 되는 양의 열량인데요. 맥주 대비 소주는 알코올 용량이 3배 이상 된다고 하니 더 주의하셔야겠습니다. 보통 약속 자리 가셔서 칼같이 딱 한 병만 드시는 분들은 많이 없으니 더 문제가 되겠습니다.
술의 문제는 이것이 끝이 아닙니다. 술을 먹으면 우리 몸은 비상사태로 인식하고 회복을 하기 위해 잘하고 있던 지방 연소를 그만두고 갑자기 알코올 회복을 위한 긴급 모드로 몸을 바꾼다고 합니다. 이것은 결국 살 빠지지 않고 계속 잉여 칼로리만 쌓여간단 이야기이므로 살이 찐다는 것과 같은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또한 술은 우리가 음식을 평소보다 더 많이 먹도록 유도하는 아주 나쁜 성질을 가지고 있는데요. 시상하부 아래 있는 포만중추를 마비시키기 때문에 음식을 계속 먹게 되며 불필요한 에너지를 축적해서 결국 지방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그 과정에서 간에 무리가 가게 되어 지방간이 발병하게 되고 복부비만 혹은 복부지방률이 늘어나게 된다고 하니 주의하셔야 하겠습니다.
사실상 이게 무서운 것이 근손실이나 다이어트 실패의 1차원적인 문제가 아니라 음주가 습관이 되면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더 주의를 하셔야 한다는 겁니다. 거기에 하나 더해서 술은 해마를 손상시키고 알콜성 치매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총명함을 빨리 잃지 않기 위해서라도 과음과 잦은 음주를 자제하셔야 합니다. 또한 장기에도 손상을 주기 때문에 술을 먹지 않을 때도 소화와 대사장애를 일으킬 수 있어 각별히 주의를 하셔야 하겠습니다.
또한 술을 드실 때의 안주도 문제가 됩니다. 보통 정갈한 채식상에 술을 드시는 분들은 많지 않죠? 기름진 음식, 삼겹살, 치킨, 튀김, 꼬치 등 퓨린 수치도 높고 탄수화물과 지방을 한꺼번에 먹으면서 음주를 하시는 것도 큰 문제라고 합니다. 암튼, 여러 모로 음주는 적정량만 하시는 것이 좋겠고 가능하다면 금주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좋을 것입니다.
이런 분들도 계시지요? 술 자주 먹는데도 몸 좋고 무거운 것도 많이 들 수 있고 남들보다 체력도 좋다는 분들 계실 수도 있는데요. 아마 술을 덜 드셨으면 더 좋으셨을 수도 있습니다(인자강 제외).
알코올은 WHO에서 1군 발암물질로 규정한 물질입니다. 또한 아세트알데하이드 역시 2군B 물질, 즉 인간에게 발암이 가능한 물질(possibly carcinogenic to humans)로 규정했다고 하니 알코올이든 술의 대사물질 아세트할데하이드든 둘 다 쌍으로 우리 몸을 망치는 발암요인이니 주의하셔야 하겠습니다. 돈 날리고, 건강 날리고 근육 날리고, 헬스장 회원권 날리고... 직장 평판 안 좋아지고, 사고 칠 확률 높고.. 과음을 단순한 취미라고 보기에는 잃을게 너무 많습니다.
술의 위험성을 이야기하자면 사실 끝도 없을 것입니다. 좋은 것을 여러 번 챙겨 먹는 것보다 나쁜 것을 먹지 않겠다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내 건강과 몸에 남는 것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결국 인간도 하나의 생물입니다. “인자강”이라는 말도 있지만 결국 습관이 사람을 만든다는 말 앞에는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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