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를 먹어야 하는 진짜 이유
연구에 따르면, 고대 이집트에서 피라미드를 건설할 당시 건설부들에게 양파, 무, 마늘 등을 식사로 제공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합니다. 모르긴 몰라도 무를 섭취한 역사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깊은 것입니다.
그뿐만 아닙니다. 춘추시대 이전의 시를 모아놓은 중국 최초의 시가집 <시경>이라는 책에는 “나는 들판으로 나가서 무를 뜯는다”는 여성의 입장에서 쓴 시의 구절이 있다고 하니, 우리 인류의 역사에 무는 기원전부터 오랫동안 존재해 왔음을 여러모로 잘 알 수 있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허준의 <동의보감>, 성현의 <용재총화> 허균의 <성소부부고> 등의 서적에서 무의 효능과 맛, 재배 시기 등에 대해서 잘 알려주고 있다고 합니다.
이처럼 세계적으로 역사가 유구한 무는 맛이 좋은 만큼 효능도 좋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무의 맛과 효능은 어떤지 어떻게 해 먹으면 좋을지 보관은 어떻게 해야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바로 시작해 보겠습니다.
무는 “뿌리식물의 대표 주자”라고 불리는데요. 오래된 역사만큼이나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나 저열량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유명한데요. 무는 100g당 약 13킬로리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체중조절을 하기 원하는 분들의 밥반찬으로도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조림을 해 드실 경우는 그 자체가 밥도둑이기 때문에 자칫 잘못해 과식을 하다가는 체중 조절이 쉽지 않겠습니다.
그렇지만 무는 장점이 많습니다. 무는 대표적으로 소화에 아주 좋다고 하는데요. 소화에 필요한 효소들을 두루 가지고 있어 인간의 몸에 이롭다고 합니다. 특히 소화제가 없었을 때에는 무를 천연 소화제로 썼다고 합니다. 지금도 식이조절을 하시면서 속에 불편함을 느끼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무를 반찬으로 드셔 보시면 좀 더 편하고 건강하게 식단을 하실 수 있다고 하니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특히 무에서 좋다고 소문난 것은 “디아스타제(diastase)”라는 성분인데요. 전분, 단백질, 그리고 지방의 과다 섭취로 인한 소화불량을 잠재워주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무를 “익혀서” 먹으면 이러한 효소의 활성을 잃기 때문에 큰 소용이 없다고 하니 소화에 도움을 받으시려면 생으로 드시거나 김치, 혹은 무생채 등 가열하지 않은 채로 드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또한 무에는 알싸하고 매운맛을 내는 “시니그린(sinigrin)”이라는 성분이 있어 오래된 기침을 해결하는 데도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중국 본초학 사상 가장 유명한 서적인 <본초강목>에 따르면 무는 담을 없애 기침을 그치게 하고, 속을 따뜻하게 만들어 보충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따라서 규칙적으로 무를 섭취하게 되면 결장암뿐만 아니라 감기나 기관지 질환 예방에도 일정 부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하니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무에 들어있는 “이소티오시아네이트(isothiocyatnate)” 즉 ITC를 많이 먹게 되면 신진대사가 활발해질 뿐 아니라 신경세포도 자극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하니 꾸준히 무를 먹어주는 것도 좋겠습니다.
특히 무는 가격이 저렴한 편에 속하는데요. 천 원대로 가격이 구성되어 있고 비싸야 2000원이면 한 통을 살 수가 있어 부담 없이 즐기기가 아주 좋은 식재료입니다. 네 알겠습니다. 그럼 이렇게 효능도 좋고 가격도 저렴하고 다이어트에도 도움되는 무를 어떻게 먹어야 할까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무를 많이 먹는데요. 맛있는 깍두기나 소고기 뭇국부터 시작해서 집에서 먹는 고등어조림에도 무가 들어갑니다. 그래서 저는 자취생 버전으로 추천드리기를 돼지고기 뭇국 그리고 무조림을 권해드리려고 합니다.
뭇국은 보통 소고기로 하지만 돼지고기 뒷다리로 해도 시원하고 맛있습니다. 먼저 깍둑 썬 뒷다리를 준비하고 살짝 기름으로 달궈진 팬에 넣으신 다음 어느 정도 익힙니다. 거기에 간장을 넣어서 1차적으로 졸이신 다음 물과 썰어놓은 무, 그리고 파를 넣고 30분간 끓입니다. 기호에 따라 소금과 후추로 간 조금만 하시면 아주 간단하게 돼지고기 뭇국이 완성됩니다. 거기에 밥을 말아먹으니 아침식사로 아주 간편하고 든든합니다.
무조림은 고등어나 멸치 등 생선이 있으면 더 맛있지만 자취생이나 1인 가구의 경우에는 생선 준비가 더 귀찮은데요. 저는 무만 가지고도 조림을 해도 괜찮으니 추천드리고 있습니다. 양파를 채 썰어 팬 바닥에 먼저 깔고 무는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서 양파 위에 깔고 파, 청양고추를 썰어 넣고 간장, 고춧가루, 설탕을 넣고 물 넣고 30분간 끓이면서 졸여주면 아주 간편하게 무조림이 완성됩니다. 생선을 넣지 않아도 충분히 맛이 나니까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여기에 단백질원인 돼지고기 뒷다리나 소고기, 닭가슴살 계란을 곁들이면 영양적으로 더 좋습니다. ^^
무는 흰밥에도 기막히게 잘 어울리는데요. 무나물을 만들어서 고추장 비빔밥에 달걀프라이와 함께 비벼 드셔도 아주 영양가 좋습니다. 소화도 잘 됩니다. 또한 아예 밥을 지을 때 무를 숭숭 썰어 넣고 뜸을 들여버리는 무밥도 있습니다. 간장을 비벼먹으면 아주 맛있고 수분감도 좋아서 소화와 다이어트에도 좋습니다. 여기에 닭가슴살 등 가금류 고기나 달걀 같은 단백질원을 더해 먹는다면 벌크업에도 아주 좋은 식단이 되니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소화기능에 도움이 되기를 원한다면 무 생채를 새콤하게 만들어 입맛 없을 때 밥반찬으로도 만들어 먹어도 좋습니다. 또한 국민 간식인 치킨을 시킬 때도 치킨무도 곁들이세요. 맛도 있고 소화에도 아주 좋습니다.
어떤 분들은 무를 채 썰어서 밀가루를 넣고 간을 해 전을 부쳐 먹는 분들도 계십니다. 뭐, 아무튼 무는 옛날부터 우리 생활에 익숙하고 건강에도 좋다고 다들 알고 있습니다만 왠지 무는 사면 요리가 번거로울 것 같고, 요리를 하더라도 결국에는 남겨 냉장고에 묵혔다가 버릴 것 같은 애매한 느낌이 들어 시도를 잘 안 하시는데요(특히 자취생). 제가 말씀드린 방법으로 아주 간단하게 드셔 보셔도 좋을 것 같으니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그럼 보관은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하나도 어렵지 않습니다. 무를 사온 그대로 씻지 말고 신문지나 랩에 싸서 냉장보관, 혹은 서늘한 곳에 보관하면 오래 먹을 수 있다고 합니다. 버섯같이 물이 질척거리는 채소와는 달리 보관도 용이하다고 하니 누구나 부담 없이 싼 값에 무를 사서 천천히 드실 수 있습니다.
오늘은 역사적으로 쓰임새가 많았던 무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사실 무뿐만 아니라 여러 채소들과 친해져 보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하나씩 사서 해 먹어 보고 어떻게 쓰면 맛있는지 유통기한은 얼마나 되는지 가격은 얼마고 어떻게 요리하는 게 간편한지 경험적으로 알아가 보기를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음식과 요리는 (1) 손질하고 (2) 조리하고 (3) 먹는 과정에서 나도 모르는 새에 오감으로 습득이 되기 때문에 생각보다 빨리 배우고 익숙해질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내 몸에 어떤 음식이 맞고 안 맞는지를 직접 알아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배달도 좋지만, 언택트 시대를 기회로 해서 식재료를 사서 이것저것 내 몸과 기호에 맞는 요리의 시도를 꼭 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요즘은 뭐든지 맞춤형이 중요합니다.
감사합니다.
<참고문헌>
1. 김종덕(2009). 무의 품성과 효능에 대한 문헌연구. 한국농업사학회. 8(2), 115-146.
2. RESEAT 모니터링 보고서(2006). 채소의 이소티오시아네이트에 의한 신경세포 분화 유도. 2006.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