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결국 총파업까지 이어질까?

"노력"이라는 능력주의의 거대한 성벽

by EiY

2023년 12월 6일의 당직 근무는 병원이 아닌 용산이었다.

대한의사협회 "대한민국 의료 붕괴 저지를 위한 범의료계 대책특별위원회(범대위)"가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에 반대하는 본격적인 투쟁을 시작했다. 지난 6일 오후 10시부터 7일 오전 7시까지 용산 전쟁기념관 앞과 용산 의협회관 앞마당 천막 농성장에서 1인 릴레이 철야 시위를 벌였다. 이날 오후 10시에는 의협회관 앞 천막 농성장에서 최대집 범대위 투쟁분과위원장의 삭발식을 단행하며 의사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한편, 대통령실 앞에서는 이필수 범대위 위원장이 지난 2020년 맺어진 "9.4 의정합의"를 이행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이 위원장은 이번 시위를 시작으로 의협 전 회원을 대상으로 한 총파업 찬반 투표를 11일부터 17일까지 진행하고, 17일에는 전국 의사 총궐기 대회를 펼치는 등 범대위 활동을 이어갈 계획을 밝혔다.


윤석열 정부가 전국 의과대학 입학 정원 확대를 공식화한 후, 보건복지부는 구체적으로 2025학년도 의과대학 정원 수를 확대할 것을 발표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내년 4월까지는 구체적인 방안을 결정해야 2025학년도 입시가 안정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가 구체적이고 확고한 안을 내놓을수록 의협도 그에 맞는 대응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다만, 총파업에 관해서는 국가 의료 체계 붕괴에 대한 걱정의 시선이 크다.


그러나, 지난 정권부터 이어진 의대 정원 확대 논쟁은 단순히 의료 복지의 문제만은 아니다.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로 거론되는 저출산과 고령화는 찬성과 반대 측 모두의 근거로 서로 다르게 해석되고 있다. 더불어, 수도권과 지방의 심각한 지역 격차가 초래한 사회 시스템의 붕괴로 볼 수도 있다. 이처럼, 의대 정원 확대와 관련된 논란은 우리 사회 전반의 문제를 보여준다.


그중에서도 이와 관련하여 드러난 이면의 문제는 이른바 "초등 의대반"이다. 이는 의대 진학을 준비하려는 초등학생들의 선행학습을 위한 학원의 특별반이다. 의대 정원 확대의 논의가 활발해지자, 대치동을 시작으로 사교육 시장에는 초등 의대반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진로를 결정할 만큼 성장하지 않은 초등학생이 의사가 되기 위한 전문대학 진학을 위해서 학원을 다닌다는 사실이 논란이다. "아픈 사람을 도와주는 사람"이 되고 싶은 어린 학생보다는 자녀가 "미래에도 안정적으로 고수입을 낼 수 있는 직업"을 하길 바라는 학부모의 선택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사실, 의대가 아니더라도 이른바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를 통칭하는 줄임말)나 미국 아이비리그 등으로 대표되는 과도한 교육열은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이다. 그러나, 의대 문제와 더불어 이것이 더욱 큰 문제로 다가오는 것은 의사라는 직업의 특수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의사가 성공의 수단으로 여겨진다면 건강에 관한 국민의 기본권이 흔들리는 결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개인의 적성이나 가치관, 직업적 소명 등과는 무관하게 노력을 통해 얻은 정당한 결과라는 것에만 초점을 두고, 성공을 행복으로 섣불리 단정 짓는 사회적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의대 정원 확대"나 "초등 의대반"을 둘러싼 이번 논란이 능력주의가 만연한 경쟁사회에서 깊게 자리 잡은 삐뚤어진 사회적 기준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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