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건우 선생님 피아노 리사이틀(통영)을 다녀와서
이처럼 슈만의 음악은 소멸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이는 거의 저승이라고 할 수 있는 다른 세계에 속한, 그곳으로 되돌아가는 아주 먼 곳의 목소리다. 이 점에서 슈만의 어머니가 옳았다. ‘나비’에 대해 그녀는 이렇게 쓰고 있다.
“바이제너가 나를 위해 네가 옛날에 치던 피아노로 ‘나비’를 연주해주었다. 그 곡을 듣고 내가 받은 인상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구나. 도대체 단 하나의 음조차 이해할 수가 없으니 말이다. 이런! 물론 이 작품 속에는 눈물이 솟구치게 하는 무엇인가가 있긴 하다. 하지만 특히 마지막 부분 때문에 나는 더할 나위 없이 우울해지고 말았단다. 멀어지는, 소멸해가는 그 소리들은 노년의 모습이야. 해마다 하나씩 소리가 수명을 다해 사라지고, 이윽고 더 이상 우리의 소리를 들려줄 수 없는 날이 오는 거야. 자기 뒤에 긴 울림을 남기는 사람, 자신의 힘을 우수한 이들에게 물려주는 사람은 행복하겠지. 내 마지막 시간이 이 먼 속삭임 같은 것이 되기를…….”
-「슈만, 내면의 풍경」, 미셸 슈나이더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