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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장 Dec 04. 2017

또 하나의 자유학교 IPC를 방문하다.

IPC( international people's college)

어제 파티의 여파 때문에 오늘은 거의 10시 가깝게 일어났습니다. 술을 적당히 마셔서 머리가 아프거나 속이 아프거나 할 정도는 아닌데, 덴마크까지 와서 술에 취한 모습을 첫인상으로 남기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브런치를 먹고 오늘은 설거지 담당 조에 명단이 있어서 100명이 넘는 인원의 설거지를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흥미롭게 관찰한 부분은 누가 시키지 않다고 자기가 해야 할 일은 알아서 척척 하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가장 열심히 척척 일을 해내는 친구들은 일본에서 온 친구들입니다. 설거지를 하면서도 팀워크를 배울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 회사에서 워크숍을 가면 설거지를 하는 사람들이 모습을 상상해보면 팀원들이나 여자 직원들이 팔을 걷고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설거지를 같이 하면서도 배울 점이 있기 때문에 이런 문화도 바꿀 필요가 있겠다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설거지를 마치고 남은 시간에는 IPC(인터내셔널 학생들이 주로 있는 폴케호이스콜레)를 닥 한 명뿐인 한국인 동기와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가는 길에 처음으로 덴마크의 버스를 타보고 비용도 지불해 봤습니다. 덴마크 현지인들에게는 일상과도 같은 일이겠지만, 버스 시간표와 구간 그리고 비용을 지불하는 방법까지 모두가 다 새롭고 어색한 일입니다. 


버스는 정해진 시간에 정말 정확히 도착했습니다. 구간마다 요금이 조금씩 다른데 버스기사 아저씨는 요금 계산하는 정류소보다 조금 더 먼 거리에 이동을 한 다음에 요금 계산에 필요한 거리를 줄여서 요금을 할인해 줬습니다. 금액을 잘 몰라서 무식한 방법으로 손바닥에 동전을 쫙 펼쳐 보였더니 계산을 한 다음 영수증까지 챙겨서 줍니다. 

가까운 지역에 있는 다른 자유학교인 IPC 구경도 하고 그곳에 학생으로 머물고 계신 분이랑 한 선생님들이랑 한국말로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국에서는 선생님을 하다가 이곳에서는 학생의 신분으로 지내는 분들이고 원래 지원하려고 했다가 마음을 바꾼 곳이라서 정말로 나눌 이야기가 많았고 오랜만에 한국말로 긴 시간 동안 이야기를 했더니 마음이 참 편안해졌습니다. 

저녁시간보다 한 시간 정도 일찍 학교로 돌아와서는 저녁을 준비합니다. 저녁을 준비하다는게 요리를 처음부터 준비하는 것은 아니고 식당에 요리사분들이 준비해놓은 요리들을 오븐에 넣어서 꺼내고 다른 요리들을 배식대에 준비하는 정도의 수준입니다. 점심과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 일과 식사 후에 설거지를 하는 일은 1주일마다 교체를 하고 학기 중에 딱 한 번 하는 일이라고 합니다. 매번 당번조는 식당에 이름표가 붙어 있습니다. 


저녁을 먹으면서는 한국에서 일할 때 인연이 있는 스타트업이 만든 웨어러블에 대해서 열심히 설명을 할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젊은 친구들이라서 전자기기에 익숙할 것도 같은데 아무튼 혼자 신나서 이런저런 기능들을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저녁을 마치고는 다시 설거지를 해야 합니다. 평소에는 여유로운 시간을 갖지만 설거지 조가 되면 식사 준비와 설거지 때문에 조금 빠른 하루와 일주일을 보내게 됩니다.   


저녁을 먹고는 덴마크와  프랑스에 남자 핸드볼 결승전이 있어서 다 같이 경기 관람을 했습니다. 
당연히 덴마크를 응원했는데 경기 결과는 쫓아오는 프랑스를 물리치고 경기를 끝까지 잘 지킨 덴마크가 금메달을 차지했습니다. 지난번 배드민턴 경기 중계 때도 그랬지만 응원을 아주 흥분해서 하는 것도 아니고 경기 결과에 대해서 이 친구들이 무덤덤한 편입니다. 한편으로는 제 머릿속에는 아테네 올림픽 여자 핸드볼 결승전이 생각이 났습니다. 


** 지금의 경험이 무슨 일을 하는데 밑거름이 될까 궁금하다. 
** 열심히 살아왔다고는 생각하는데, 조금 더 열심히 놀아보지 못한 것이 가끔 후회스럽다.
** 기본소득이 주어진다면 어떤 모습일지 대충은 상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자유학교 입학신청 : 입학지원서 : http://bit.ly/자유학교입학신청서
자유학교 프로그램 : http://bit.ly/자유학교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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