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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장 Dec 03. 2017

80년대로 초대합니다.

Welcome to the 80's

덴마크 자유학교에서 처음으로 맞이하는 주말 토요일입니다. 아직까지는 시차에 적응하는 중이기는 합니다. 주말에 첫 일정은 브런치로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꽤 넉넉한 시간입니다. 지난밤에 비록 술은 마시지 않았지만 열심히 춤을 춰서  늦게 잠이 든 친구들도 있을 법 한데 다들 제시간에 일어나서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브런치가 끝나고 나면 주말이지만 조별로 청소를 하는 시간이 있습니다.

오늘은 토모키랑 학교 근처에 루이지애나 현대 미술관에 산책을 가기로 했습니다. 여전히 여자 친구와의 고민 때문에 미술관으로 가는 길에도 그 이야기를 합니다. 너무 개인적인 이야기가 길었던 탓인지 토모키가 화제를 갑자기 바꿉니다. 한국인 이름을 발음하면서 그 사람의 책을 읽었다고 합니다. 자세히 발음을 들어보니 한국의 김난도 교수의 책인 것 같습니다. TV에서 김난도 교수의 강의를 본 다음 책도 읽어 볼 기회가 있었다고 합니다.


갭이어를 하고 있는 지금도 계속 나중에 무슨 일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다른 사람들처럼 회사에 취직해서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는 것은 목표가 아니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제 의견을 여러 차례 구합니다. 나이도 많고 경험도 자신보다 많다고 생각해서 연애에 대한 문제에서부터 장래에 까지  여러 가지를 묻는데 시원하게 답해줄 수 없어서 답답하기는 하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기분이 좋았습니다. 제가 해 줄 이야기들이 틀린 이야기가 될 수 있겠지만 고민의 답을 찾기 위해서 가깝게 다가오는 토모키를 위해서도 진실된 답을 해 줘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루이지애나 미술관은 앞으로도 둘러볼 기회가 많기 때문에 토모키와는 간단하게 산책하는 정도로 둘러본 다음에 펠로우쉽 그룹 디너를 위해서 장을 보러 갔습니다. 다른 재료들이 부엌에 있어서 예산의 대부분을 술을 사는데 지출을 하기로 했습니다. 오후 4시부터 파티가 있을 예정인데 벌써부터  작은 홀에는 장식을 담당한 학생들이 홀 안을 화려하게 꾸미고 있습니다. 파티는 주별로 펠로우쉽 그룹들이 주제에서부터 준비와 운영까지 돌아가면서 도맡아서 진행을 합니다. 이번 주 파티의 테마가 80년대라서 학생들이 80년대 머리와 옷, 화장, 그리고 배경음악으로 파티를 준비합니다. 80년대를 대표하는 음악들과 과장된 헤어스타일 그리고 지금은 촌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 의상들이 등장합니다.

파티룸이 장식이 되는 동안 펠로우십 그룹 디너를 열심히 준비합니다. 인도에서 온 룸메이트 야유시가 인도 요리를 하기로 하고, 제와 토모키가 보조를 하는데 제가 맡은 역할은 쌀로 밥을 짓는 일입니다. 그런데 쌀은 인도 쌀이고 냄비에 밥을 지어야 합니다. 인터넷에서 냄비에 밥 짓는 방법을 검색한 다음에 따라 하기는 했지만 나중에 완성된 밥을 먹어보니 아무래도 좀 설익은 것 같았습니다.

아무도 불평불만 없이 펠로우십 디너는 잘 마무리를 했고, 오늘은 야유 시가 자신의 생일이라면서 각 종 술들을 풀어놨습니다. 파티장 안에서는 따로 맥주를 판매하는데 오늘 오픈바는 선생님들이 맡았습니다. 보통은 바에서 술을 판매하는 것도 그중에 파티를 책임지는 펠로우쉽 그룹이 책임을 집니다.  

지난번에도 그랬지만 오늘 파티를 하는 동안에도 덴마크의 청춘들과 한국의 청춘들이 중첩이 되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상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가끔 페이스북에 이곳 소식을 전하고는 있지만 아주 작은 부분까지 다 전달하기에는 글을 쓰는 재주도 부족해서 다큐멘터리를 만들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 계속 드는 생각이지만 덴마크 청춘들과 한국의 청춘들이  이야기를 나누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 'Do-acracy'에 대한 생각을 여기서 제대로 해본다.
** 순간순간을 글로 전달하기에는 부족해서 다큐멘터리를 만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자유학교 입학신청 : 입학지원서 : http://bit.ly/자유학교입학신청서
자유학교 프로그램 : http://bit.ly/자유학교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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