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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장 Aug 10. 2022

[북리뷰] 로컬의 발견-제3의 장소와 관계인구

지역과 유연하게 만나기

[북리뷰] 로컬의 발견-제3의 장소와 관계인구

이 책은 지은이가 시작에서 이야기한것 처럼 ‘지역과 별로 관계없이 사는 사람도 다양한 방법으로 지역과 유연하게 만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 쓴 책이다. 글쓴이 역시도 지역과는 관계없이 도시에서 살던 회사원이었다는 자기 고백적인 시작이 인상적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지역이란 무엇인가?

지역이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우선 그 개념을 살펴봅시다. 
지역은 도시와 지방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한 것이 아닙니다. 또한 반드시 행정구역과 일치하지도 않습니다. ‘참여하고 싶은 애착을 느끼고, 역사와 문화 등에서 통일성 있는 일정한 구역'을 의미합니다. 관계방법의 대상으로서 지역을 구분하면 첫째, 거주지. 둘째, 고향. 셋째, 거주지나 고향은 아니어도 무언가 관계있거나 응원하는곳으로 구분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느슨하게 관계하는 지역은 이 세 가지 의미를 모두 포함합니다. 


제3의 장소 : 지역

제3의 장소는 중립적이고, 누구나 평등하고, 대화 중심이고, 찾기 편하고, 단골이 있으며, 본인이 눈에 띄지 않고, 즐길 마음으로 찾는 공간이자 또 하나의 우리 집 같은 느낌을 주는 곳이라는 8개 특징이 있습니다. 영국의 펍이나 프랑스의 카페처럼 마음 편하고 느긋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가 제3의 장소입니다.


책에서는 제 3의 장소를 스타벅스와 같은 마이플레이스형, 사교 교류형, 목적 교류형으로 나눠서 설명을 하고 이 책에서 주목하는 유형이 목적 교류형이다. 올덴버그가 지적한 사교가 중심인 제3의 장소의 의미를 한층 더 발전시킨 진화형 제3의 장소로 이야기 하고 있다. 


지역을 관계인구로 만나기

관계인구를 정의한 보고서에서는 “장기적으로 살고 있는 ‘정주인구'나 잠시 방문하는 ‘교류인구'가 아닌 지역과 지역 주민과 다양하게 관계하는 인구"라고 정의했다. 구체적인 관계인구 종류로서 ‘근처 거주자', ‘원거리 거주자', 관계있는 사람들', ‘노마드 인구'등을 제시하고 있다. 


수평경력으로 지역과 만나기

보통 한국에서는 N잡러(여러 직업을 가진 사람)로 부르는 경우가 많은데, 본인의 주 직업과 경력외에 또 다른 경력과 직업을 가지는 수평경력 혹은 병렬직업이라고 부르는 개념으로 책에서는 찰스 핸디가 제시한 ‘인생에서 할 수 있는 네 가지 일'을 중심으로 유급노동뿐 아니라 광범위한 의미의 다양한 활동을 의미하고 있다. 고령화와 복잡성이 증가하는 현대사회에서는 더욱이 하나의 일에만 전력하는 삶의 방식 뿐 아니라 여러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삶의 방식도 가능하다고 말하면서 유급노동, 가정에서 하는 가사, 사회에 공헌하는 증여행동, (평생 교육을 의미하는)학습 행동을 소개하고 이것을 다시 수평 경력의 관점에서는 증여와 지역의 일로서 지역이라는 의미가 포함된 개념으로 해석하고 있다. 


우연한 일자리와 관계인구의 특성으로 워케이션이라는 새로운 노동 방식도 해석을 하고, 목적 교류형 제3의 장소와 관계인구에 대해서도 소개하면서 글쓴이와 관련이 있는 사례를 소개한다. 성직자 육성 및 일반 교양 교육을 위한 고등교육기관인 코레지오(collegio)을 현대에 혁신가 육성 교육으로 발전시킨 ‘오이타 이노베이터스 코레지오'를 소개하고 있다. 


지역 사람들의 유연한 연대를 형성하기 위한 ‘100인회의'라는 커뮤니티를 모티브로 해서 지역에서 재미있는 활동을 하는 게스트 5명의 이야기를 듣고, 최종적으로 100명의 게스트를 초대해서 이야기를 듣고 난 다음에는 해산을 하는 ‘끝이 있는 커뮤니티'라는 사례도 소개를 한다. 


이 책에 각 장에는 지역을 대상으로 느슨하게 관계하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특별한 육성 프로그램이나 기획된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참여자가 아니라 우연을 가장한 인연으로 지역에 스며들게 되는 계기를 갖게된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을 중심으로 지역의 사업들이 전개되는 사례들이 소개가 된다. 그것은 다양한 형식으로 장소만들기이며, 관계만들기이다. 하지만 이것이 지향하는 모든것에는 우연과 유연함이 강조되어 있다. 


제 눈의 안경으로 지역보기 

이 책을 어떤 렌즈를 끼고 보느냐에 따라서 다르게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으리라 개인적으로 생각했다.

행정가 입장에서, 지역 재생을 기획하는 입장에서 혹은 지역으로 이주를 생각하는 입장에서 그것도 아니라면 지역에서 새로운 인연들을 맞이해야하는 입장에서… 


그 중에 나는 조금 다르게 ‘교육가'라는 렌즈를 한 번 쓰고 읽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학습'이라는 주제로 대부분의 사례들에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다. ‘네 개의 일 영역과 삶의 역할' 에서 글쓴이도 ‘학습'이라는 단어에 리커런드 교육(순환교육, recurrent education)처럼 학교교육 뿐 아니라 취미,동아리 활동처럼 재미나 배움을 추구하는 활동하는 것으로 의미를 다시 부여하고 있다. 이는 형식교육, 비형식교육, 무형식교육을 나누는데서 비형식교육으로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을것이다. 형식교육이 주로 학교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면 비형식교육의 장으로 지역을 해석해 볼 필요가 있다. 그 사례를 잘 보여주는 곳이 월경적학습(cross boundary learning)를 실천하고 있다고 글쓴이가 이야기한 도사야마 아카데미이다. 경계없는 놀이와 배움, 배우는 방식을 배움, 어른들의 재능 유희를 미션으로 지역문제를 자원으로 삼아 사업을 진행하는곳이다. 


글쓴이가 마지막에 강조하는 글이 있어서 마무리를 하면서 옮겨본다.


저는 지역과 유연하게 만나기 위해서는 거창하게 어깨에 힘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자신 이야기 즉, 소소하게 하고 싶은 일을 계기로 주변 사람들과 지역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부터 시작하기를 바랍니다. 그러다 보면 나도 모르게 지역이 좋아지고 그것이 지역과 유연하게 만나는 첫걸음이 될 테니까요. 이 책을 통해 그런 기회를 만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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