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산업 안에서 살아왔고, 미래 또한 새로운 산업이 필요하다.
1,2,3차 산업에 대한 고찰을 바탕으로 다가올(아니 이미 와있을지도 모를) 4차산업을 재정의하는 작업을 해보려 한다. 이는 우리의 미래와 관련된 것이며, 우리의 생존과 관련한 문제임을 알게되었다. 인류사를 통틀어 현재까지 산업의 발전을 농업, 제조업, 서비스업으로 구분하고 이를 1,2,3차 산업이라고 부른다. 이는 인간이 먹고사는 문제인 의/식/주와 관련되어 있기도 하고 학문적으로는 경제라고 정의된 그것이다.
우선 먹기위해 농작물을 재배하였고, 흔히 알려진 바와 같이 입을 옷을 생산하기 위해 재배한 목화를 가공할 증기기관의 방직기가 고안되었다. 또한 자본가들의 자금조달과 위험분산을 위해 금융업이 생겨났다. 현대사회는 1,2차산업의 합보다 더 크고 막대한 3차산업 중심의 사회이다.
인문학적 과점에서의 산업 재정의
현재의 산업에 관해 정리하면서, 재미있는 구분을 적용해 보려 한다. 물론 학문적 측면에선 부족하지만 미래산업을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예로부터삼재(三才)라 하여 만물을 이루는 세가지-하늘, 땅,인간에 대해서 언급한 책으로는 역경의 주역, 설문해자, 훈민정음 등이 있다. 역경에는 ‘有天道焉,有人道焉,有地道焉,兼三材而兩之’라 하여 '하늘의 길이 있고 사람의 길이 있고 땅의 길이 있으니 세 바탕을 어울러 모두 동등하다.’고 했다. 이 삼재를 산업구분에 적용해보면 다음과 같다.
1차산업 - 천(天), 환경에 의존한 생산
2차산업 - 지(地), 자원을 채굴하고 가공한 생산
3차산업 - 인(人), 서비스 제공자와 댓가를 지불할 사람 간 연결
산업혁명(Industrial Revolution)은 영국의 역사학자인 토인비(Anold Joseph Toynbee, 1889~1975)에 정의되어, 학술적 또는 일반 용어로 보편화 되었다. 그러나 1차산업혁명을 농업혁명이라고 표현하는 사람도 있고, 18세기 중반 영국의 증기기관에 의한 대량생산을 1차산업혁명이라고도 하는 등 혼란스럽다. 후자는 전기에너지에 의한 대량생산을 2차, 인터넷을 필두로한 정보화혁명을 3차산업혁명이라고 한다. 위키피디아에서는 1865년부터 1900년 사이 독일, 미국에 의한 전기와 석유에 의한 제조업의 발달을 2차산업혁명으로 서술하고 있다. 따라서 농업혁명-1,2차산업혁명-정보화혁명으로 정리하는 것이 좋겠다.
이제 우리는 그간 3차에 걸친 생산기술의 혁명의 결과물에 의한 새로운 산업의 출현에 버금가는 새로운 산업 또는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야만 한다. 그러나 아직 누구도 4차산업이 무엇인지를 말하지 못하고, 살짝 비틀어진 개념인 ‘4차산업혁명’만을 말한다. 심지어 대통령 선거에서도 국가의 미래를 말하면서, 4차산업혁명의 기술을 나열한다. 그러나 일자리를 만들고, 부가가치를 생산하고, 실제로 우리가 소비할 것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과 같은 현란한 테크날로지는 아닌 것이다. 이것은 증기기관에 의해 생산된 면직제품을 소비한 것이지, 방직기를 돌리는 석탄 엔진을 소비한 것이 아닌 것과 같다. 이제 본질적인 미래에 대한 고찰과 그에 따른 사회 또는 국가의 계획이 필요하다. 더이상 본질적이지 않은 언어의 꾀임에 빠져서는 안된다.
우선 말해 둘 것은 나는 그간 아키텍처 엔지니어와 컨설턴트, 그리로 대학강의를 하며 4차산업혁명의 요소기술에 대해 이해하고 있으며 기술을 저평가하거나 반대하고 있지 않다. 반대로 기술혁명이 새로운 미래를 여는 열쇠가 될이라는 것에 추호의 의구심도 없다. 그러나 작금의 전문가 또는 세상에 널리 회자되고 있는 장미빛? 찬양 일색의 논의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보다 본질적인 문제에 대한 화두를 제기하고자 한다.
한 마디로 문제를 표현하면, ‘4차산업혁명의 화려한 기술로 만들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가?’하는 것이다. 단편적인 각각의 제품 또는 솔루션이 아니라 인류가 소비하고 향유하게될 보편적인 제품을 말하는 것이다. 드론, 로봇, 전기차 이런 것들은 공장들에서 제조프로세스에 의해 생산되고 유통망을 통해 지금도 소비되어 지고 있는 수백만 가지 제품들 중 하나일 뿐이지 않은가? 이런 것들을 각각 ‘산업’이라고 표현하지 않으며, 제조에 사용되는 기술에 대해 거창하게 인류의 명운을 걸수 있다고, 사회를 바꿀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이 문제제기는 수단과 본질에 관한 것일 수도 있겠다. 예를 들어 암환자가 암수술을 해야한다고 치자. 우리는 암치료를 위해 암센터에서 수술을 하지, 그게 레이져절제 인지 봉합인지 이런 것을 일반화하지 않는다. 그런데 지금의 4차산업혁명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본질에 대한 논의보다 수단 만을 이야기 한다. 우리는 본질에 주목해야 한다. 어느 부위의 어떤 암세포를 제거할 것인지, 그 방법은 전문가에게 맞기는 게 맞다. 지금도 많은 개발자와 엔지니어들은 자신의 열정으로 연구실을 지키고 있을 것이다. 그들에게 경의와 존경을 표한다.
나는 독자들의 이해를 위해 ‘n차 산업혁명’이라는 개념보다 ‘n차산업’에 따라 앞으로 정리하고자 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n차 산업혁명’이라는 개념은 구체적이지 못하다. 특히 4차산업혁명이라는 용어가 그러하다. 이제 1,2,3차 산업에 대해 정리해보고 처음에 언급한 ‘4차산업’에 대해 기술한다.
인공지능이 “4차산업”이 아니다관광산업, 자동차 산업처럼 좁은 의미의 개별 산업이 아닌 전체 덩어리로의 산업에 관해 살펴볼 것이다.
자동차산업, 항공산업, 관광산업과 같은 협의의 개념에 따른 얘기를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인류의 미래산업을 말하고자 하며, 적어도 그 사회 또는 지역의 총생산의 1,2위에 버금가는 미래산업에 관한 이야기 이다.
산업은 밸류체인에 의해 진화발전하는 생태계이다. 생태계는 생물학적 용어로 ‘상호작용하는 유기체들과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주면의 무생물 환경’을 통칭한다. 먹이사슬에 의한 생존과 경쟁이 존재한다. 또한 번식을 통해 자신의 유전자를 후대에 남기고, 후대는 진화의 과정을 통해 경쟁에서 살아남는다. 산업생태계도 이와 다르지 않다. 시장이라는 대초원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위해 생존의 싸움을 펼친다. 매일 새로운 강자가 나타나고 새로운 사냥기술로 무장한 새로운 참여가 나타난다. 기업은 살아남기 위해 보다 고부가가치를 만들어내기 위해 서로 협력하기도 경쟁하기도 하는 것이다.
생태계에는 영원한 강자란 없다. 기업도 그렇다. 새로운 기술의 출현은 기존 강자를 역사 속으로 밀어낸다.
산업은 공급자 측면에서는 전방효과와 소비자 측면에의 후방효과를 유발한다. 자동차 산업을 예로들면 수많은 부품의 제조공급 업체와 조립제조 기업이 있고, 판매망과 판매 후(after-sales)의 정비 등 밸류체인이 존재한다. 자율주행 또는 전기차를 산업이라 할 수 없을 것이다. 기존 자동차산업의 밸류체인 위에 얻어타고 있을 뿐이다.
산업은 그 사회의 경제적 부의 창출에 기여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발전초기 경공업산업이 그렇듯이, 사회구성원의 부의 창출에 기여해야한다. 수출, 소비에 따른 GDP 창출과 같은 경제적 효과는 그 시장이 존재할 때 가능하다. 신기술의 경우 시장이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산업이라고 함은 대규모의 지속적인 고용을 그 내용으로 한다. 시제품을 만들기 위해 천명의 엔지니어를 고용했다고 신산업이라 할 것인가? 만명을 고용했다고 그럴 수 있을까? 새로운 기술이 산업으로 발전하는 데는 많은 시행착오가 필수적이며 기업가정신에 충만한 많은 창업자의 피와땀이 필요하다. 새로운 기술이 산업적으로 발전하기까지 수십년이 걸릴 것이다. 말도 많은 4차산업혁명의 그 어느 기술도 아직 산업이 아니다. 물론 주목할 잠재력을 지닌 것은 맞다.
4차산업혁명이 4차산업은 아닌 것이다. 보다 본질적인 혁명이여야 한다. 단순 기술의 진화로는 부족하다.
생존의 해결-1차산업
신석기혁명(Neolithic Revolution)라고도 불리는 농업혁명은 채집경제에서 생산경제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수렵생활은 불확실성의 연속이며, 사냥 과정은 자신의 목숨도 위태롭기 그지없다.
초기 인류가 농업을 시작하면서 생존에 대한 위험이 제거되었고, 생존의 문제를 해결하게 되었다. 인류학자는 농업이 가능해지면서 다산이 가능해지고, 정치/종교/예술과 같은 사회적 분업이 나타나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대량생산과 비축이 가능해지면서 대규모화 된 생산과 소비 체계를 가진 도시를 이루게 되었고, 국가로 발전하였다고 한다. 비로소 문명이 발전하게 된 것이다.
세계 석학에 따르면 사회적 분업에 의한 정치세력의 등장은 사회의 자원을 집중할 수 있도록 하였고, 정복전쟁을 통해 보다 많은 자원을 확보하여 이집트, 중국과 같은 문명이 시작되었다고 서술하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4대 문명 말이다. 실로 인류문명을 바꾸어 놓은 혁명이 아닐 수 없다.
동양사상에는 천지인이 있다. 세종대왕은 한글 모음에 천지인을 사용하였다. 나는 1차산업을 천에 관한 것이라고 정의하고자 한다. 하늘 또는 기후에 의존한 산업, 하늘이 허락한 작물을 재배하고, 가축화가 가능한 야생동물로 부터 고기와 젖을 얻을 수 있었으리라.
1차산업은 농업, 수산업, 목축업, 임업 등을 말한다.
요즘은 단순 재배에 가공 또는 체험서비스를 합쳐 6차(1+2+3)라고도 하지만, 이건 학술적 구분이 될 수 없다.
농업이 바꾼 세상
농업이 가능해지면서, 조상들은 평화로운 밤이 가능하다. 내일 사냥에 대한 걱정이 필요없다. 그저 창고에 저장해놓은 곡식을 먹겠노라고 결정하면 된다. 사냥을 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을 모아 조직화하고, 목적지에 대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또한 날씨와 혹시 자신들에게 미칠 위험에도 대비해야 한다.
그러나 곡식재배는 차원이 다르다. 수확철이 되면 저축할 만큼의 수확이 가능했고, 추운 겨울을 지나는 것도 가능했다. 사람들은 이제 안심했고, 자손들을 낳아 기를 수 있었다. 더이상 생산력이 우수한 모든 남자들이 사냥에 나설 이유가 없어졌고, 집을 짓고 길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폭발적인 인구의 증가가 시작되었다. 이는 사회적 분업으로 이어졌다. ‘계층’의 시작이기도 하다. 모두가 수렵에 매달릴 필요가 없고, 자신이 재배하는 곡물로 물물교환이 가능해져 각자 자기일만 열심히 하면 되는 세상. 사회적역할의 분단, 분업인 것이다. 분업은 세상을 급격하게 변화시킨다. 사냥을 업으로 하는 사람과 곡물재배를 업으로 하는 사람이 서로 교환을 하기 위한 시장이 생겨났다. 시장은 모든 이야기가 공유되고 만들어지는 경제의 중심, 생활의 중심이 되었다. 또한 정보가 교류되는 미디어가 되기도 하였다.
정치세력이 생겨나 국가권력을 탄생시켰으며, 전쟁이 생겨났다. 미술과 음악 등 예술활동이 융성한다. 현자에 의한 학문적 탐구가 시도되고, 일부는 지식의 체계를 구축하게 되었다. 한 사람의 지식과 철학은 제자들에게 이어졌고, 그 후 수만년을 거쳐 끊임없이 누적하여 왔다. 인간의 지식은 스승의 축적에서 시작한 제자의 지식 더함으로 발전되어 왔다. 그것이 학설이 되고, 이론이 되어 증명되는 과정을 거쳤다.
이처럼 1차산업은 인류의 오늘을 가능하게 하였다. 문명을 이룬 것이다. 인류역사 학자는 문명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잉여생산, 정치조직과 가치관이 있어야 가능하고 한다. 1차산업은 이것들을 가능하게 한 계기가 되었고, 여기서 오늘날의 문명이 시작된 것이다.
쌀과 밀
인류가 재배하기 시작했던 작물은 조, 수수와 같은 것이었다. 그후 다른 작물의 재배에도 성공했고, 오늘날까지 재배되고 있다. 그 중 우리의 주식인 쌀. 전 인류의 절반을 먹여살리는 작물이다. 벼는 약 오천년 전 부터 중국에서 재배되기 시작하여, 황허문명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벼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재배된다. 농작물로 적합하기 위해서는 그 수확량이 많은 작물이여야 한다. 옥수수와 벼는 타 작물에 비해 생산성이 월등한 작물이다. 한 알의 씨앗이 100배 이상의 수확으로 돌아온다. 따라서 사람들은 그것들에 목숨을 의지했고, 문명을 일굴 수 있었다.
사실 쌀보다 더 생산량이 많은 것이 밀이다. 소맥이라고도 불리는 밀은 전 세계에서 재배되고 있고, 생산량은 옥수수 다음으로 곡물전체의 2위에 달한다. 그 생산지역도 순위에 따르면 중국-인도-러시아-미국-프랑스 순으로 전세계에 퍼져 있다. 밀은 빵을 주식으로 살아가고 있는 인류의 최대 먹거리로, 이집트 문명과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씨앗이 되었으리라. 또한 밀로 만들어진 맥주는 유럽인의 문화와 산업에 많은 기여를 했을 것이다. 이렇게 쌀과 밀은 인류를 먹이고, 그들이 생산하고 향유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가능케 하였다.
우리가 너무 오래전 일이라고 무시했던 농업혁명과 그로 인한 1차산업은 지금까지 세계를 움직이는 동력이 되고 있다. 더우기 최근 기후위기(기후변화라는 말보다 위기라고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일리가 있다)에 따른 대홍수와 흉년으로 인해 곡물 가격이 급등하고, 식량을 국제관계에서 무기화 하려는 움직이 있는 것을 보면 다시 1차산업으로 시선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나라도 식량자급률이 30퍼센트 밖에 되지 않는 다고 하니 대안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이미 아는 바와 같이 미국은 2차세계대전 이후 광활한 토지에서 재배되는 곡물을 무기로 다른 나라에 대한 자국의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중국은 2020년 대홍수를 겪으며 국제사회에서의 식량 무기화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였고, 특히 미국을 경계하고 있다. 런던에서 주로 거래되고 있는 세계 곡물가격이 세배, 또는 10배 급등한다면 우리나라와 같은 식량자급률이 떨어지는 국가는 당장 어려움에 처하게 될 지도 모를 일이다. 어쨋든 사람은 우선 먹어야 한다.
욕구의 충족-2차산업
18세기 영국 방직산업에서 시작된 대량생산은 그동안 공급부족에 목말랐던 소비자의 욕망을 채워주었다. 이 시기는 아담 스미스(Adam Smith)로 대표되는 고전경제학의 전성기이기도 하였다. 인간은 이성적이며 자신의 욕구에 따른 시장참여로 공급과 수요가 조절된다는 것이다. 대량생산의 기술은 탐욕스러운 소비자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끊임없이 제품을 찍어냈다.
이후 200여 년 간 전세계의 공장은 이윤추구를 위해 공해를 유발하고, 지상과 지하에 있는 자원을 마구잡이로 사용하였고, 지구의 생존을 위협하는 상황에 까지 이르렀다. 우리나라는 세계적 제조업 강국으로, 전국 곳곳에 산업단지를 만들었고 기회를 잡아왔다.
제조업도 산업생태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최첨단의 기술을 바탕으로 초예술의 경지에 까지 다다르고 있다.
나는 2차산업을 천지인 중 ‘지’에 해당한다고 구분하려한다. 땅에서 자원을 얻고 거대한 시설을 지어 대량으로 만들어내고 소비자가 있는 곳까지 운반하는 거대한 생태계이다.
영국을 비롯한 초기 공업국가는 자신들의 물건을 팔 시장이 필요했다. 자신들이 쓰기엔 너무 많은 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물론 공장에선 인간이하의 착취를 당하는 노동자가 일하기도 했다. 공업국가는 식민지 확보에 열을 올렸다. 제국주의인 것이다.
식민지는 자신들의 제품을 소비하는 시장이기도 하지만, 원자재를 조달하는 자재창고가 되어주었다. 선진 공업국가의 대립은 세계대전으로 불똥이 뛰었다. 전쟁은 인류가 만들어낼 수 있는 가장 커다란 소비행위이기도 하다. 전쟁을 수행하면서 국가의 잉여 생산을 소비했고, 승전국은 패전국에게 제품비용을 청구하였다. 경제학자들이 제기하는 것처럼 자본주의의 수요를 초과한 과잉생산은 주기적인 불황을 가져오고, 호황으로 전환하는 데는 수십년의 사이클을 보인다.
또한 자본가와 노동자, 지배층과 피지배 간의 갈등에 대한 고민에서 마르크스의 사회주의가 탄생하였고, 공산주의국가 생겨났다. 세계역사는 다시 냉전의 시대, 크고작은 전쟁으로 점철되었다. 세계역사의 대표적 냉전의 전쟁터가 한국전쟁이다. 최근에 들어서야 한국전쟁이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세계사적인 사건임을 알게 되었다. 이후 한국전쟁 보다 세계사적 의미를 가진 전쟁은 없다고 생각한다. 세계 1,2위 국가를 탄생시킨 대사건.이후 세계는 미국과 소련 중심으로 재편되었다. 구 소련의 붕괴로 G1이 되었다가, 최근 중국과 G2가 되었다.
2차산업의 시장변화
마케팅의 대가 O.C.Ferrell은 ‘마케팅 파운데이션’에서 생산지향-판매지향-마케팅지향으로 발전한 역사를 이야기 한다. 19세기 후반 산업혁명은 미국에서 전기, 철도수송, 노동의 분화, 조립라인으로 대량 생산을 이루었다. 새로운 기술과 노동을 이용하는 새로운 방법으로 제품은 시장으로 쏟아졌고, 상품에 대한 수요는 강력했다.
1920년대에 들어 세계공황을 겪으며 수요는 꺾였다. 재고로 넘쳐나는 제품을 팔아야한다는 절박함으로 1920-1950년대 까지 판매지향적 시장으로 변하였다. 세계대전은 모든 소비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어 주기도 했다.
1950년 초 일부 기업이 고객을 구매하도록 설득하는 방법이 아닌, 고객이 원하는 것을 먼저 결정하고, 그 니즈에 따라 생산하는 방법으로 전환하였다. 이를 마케팅지향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마케팅 지향이론 고객과 시장정보를 전략적으로 활용한 생산을 말하는 듯 하다. 여기에 정보기술이 활용되기 시작하였으니, 마케팅이라는 두루뭉실한 용어로 넘어가기엔 그 파도는 너무 거대하다.
자동차산업
제조업의 대표산업으로 자동차 산업이 있다. 2만개 이상의 부품이 생산되어야 하고, 이것을 조립하는 거대 공룡이다. 물론 새로운 차종을 디자인하고, 개발하는 것이 먼저다. 이외에도 ‘에프터 마켓’이라 부르는 분야로 인테리어, 세차, 대리운전 등 다양한 업종이 자동차 산업의 뒷편에서 존재한다. 그래서 많은 나라들은 자동차 산업을 생명산업에 준하는 수준으로 대접하고 있다.
미국의 자동차 산업은 실로 그 존재가 대단하다. 대통령선거에도 한 중심에 위치하고, 자동차 공장을 다시 일으키겠다며 블루칼라의 표심을 붙잡으려한다. 또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 수입 메이커들에 대한 무역규제 조치를 공약하기도 한다.
원래 자동차는 유럽이 그 중심이다. 히틀러가 ‘국민차(폭스 바겐}’를 각 게르만 가정에 보급하겠다며 산업화의 부흥기를 만들었던, 유럽의 자동차에 대한 프라이드는 정말 대단하다. 그러나 경제의 주도권이 유럽에서 미국으로 넘어오면서 미국의 자동차메이커는 수 십개가 넘었다. 그 후 우리가 교과서에 배우는 ‘포드시스템’ 즉, 컨베이어 조립라인의 등장으로 포드의 모델T 시리즈가 반값으로 시장에 나오자 다른 기업들은 살기위해 뭉쳤다. 이것이 GM(제너럴 모터스) 이다. 우리말로는 자동차연합 이라고나 할까? 우리나라도 경제위기 때마다 세금, 또는 국민주와 같은 방법을 동원하며 자동차 기업을 살려야 한다고 난리였다.
새로운 혁신기업이 등장하고, 중국과 같이 가솔린 엔진 기술단계를 건너 뛴 전기차 강국이 등장한다. 현대차와 같은 기업은 최근 전기차를 앞세워 세계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내며, 일류 브랜드가 되는 꿈을 꾸어보기도 한다.
이렇게 생산에 일차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는 새로운 기술, 제품의 쓰나미는 이제 후방산업으로 닥칠 것이다. 엔진 자동차의 수리와 점검을 하는 카센터는 커다란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전기차
전기차(EV)의 등장은 그렇게 안간힘을 써오던 산업에 대 변혁을 가져왔다. 전통적인 메이커를 뛰어 넘은 전기차는 엔진이 없기에 오일교환, 각종 부품에 대한 번거로움이 없다. 그 부품수도 3분의 1로 줄어든다. 대신 배터리라고 불리는 2차전지(재충전이 가능한 배터리) 또는 수소전지 기술이 새로운 산업으로 등장하고 있다.
더 나아가 모빌리티라고 불리는 새로운 플랫폼 비즈니스가 나타났고, 멀지 않은 미래 20년 이내에는 개인용 드론을 상용화하겠다고 현대자동차와 같은 기업이 투자에 나서고 있기도 하다. 정말 기술의 진화와 인간의 꿈은 지금도 힘차게 박동치도 있다.
전기차에 대해 얘기할 것은 많지만, 간단히 요약하려 한다.
사실 전기차는 엔진차량보다 먼저 발명되었다. 엔진은 복잡하고, 그 동력전달을 위해 수많은 발명이 필요했지만, 전기차는 단순하다. 마트에서 팔고 있는 RC(리모트 콘트롤) 장난감과 같다. 배터리와 모터 그리고 조향장치를 갖춘.
사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전기차는 이미 1980년대 미국에서 출시되어 5천대 가량이 캘리포니아에서 팔렸다. 그러나 당시 미 대통령이었던 부시는 미국의 오일회사의 로비로 전기차를 회수하고, 수소차 정책으로 전환하다. 전기차는 오일회사에겐 아무래도 죽기보다 싫은 선택이었던 것이다. 대신 수소차는 오일 대신 주유소에서 수소를 팔면 될 것이기에….
현대자동차도 이때에 수소차 개발에 착수하여, ‘수소경제’에 뛰어들었다. 전기차 보다 먼저 수소차를 만든 것이다. 그러나 수소는 상용화 하기에 어려움이 많다. 우선 수소를 생산하고, 운반하고, 저장하는 것이 여간 까다롭지 않다. 사실 아직까지 서울엔 수소충전소가 두 곳 밖에 없다. 폭발에 대한 지역주민의 반대, 설비에 드는 비용 등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달랐다. 우리나라 쌍용자동차를 외환위기 후에 인수하기도 했고, 나름 열심히 내연기관 자동차를 만들었으나 선진기술을 따라 잡기 어렵다고 판단한 중국은 전기차로 건너뛰었다. 장난감 차를 만들던 BYD 사는 우리나라보다 앞서 전기차를 만들었고, 중국 정부는 과감하게 지원한다. 이미 우리나라 전기차 생산 3년 전에 만여대에 달하는 전기택시를 상용화 했다.
우리나라는 2021년 부터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적용한 제품이 출시될 것이다. 지금까지는 내연기관 뼈대에 배토리와 모터를 얹은 모델이었다. 그러나 중국은 초기부터 전기차 전용 뼈대와 제품이었다. 하지만 세계시장에서는 ‘메드인 차이나’는 아직 시기상조 였던 것.
전기차는 ‘타는 스마트폰’ 이다. 전기차 사용자는 공감할 것이다. 휴대폰과 같이 충전하는 데 시간을 투여해야 한다. 물론 점점 배터리 기술의 발달로 충전시간이 짧아지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몇년 전 전기차 사용자 컨퍼런스에서 한 얼리어뎁터는 ‘전기차를 탈 수 있는 사람은 정해져 있고, 숫자에 밝고 시간을 낼 수 있는 사람에게만 적합하다’고 했던 적이 있다. 한 시간 정도 자유롭게 차량에 시간투자를 할 수 있는 사람. 나는 이렇게 표현하기도 한다. ‘전기차는 커피로 달린다’ 왜냐하면 충전하는 동안 나는 커피 한 잔의 여유를 가지고, 차는 그 시간에 전기를 취한다.
기술적 얘기를 하나 더 하자면, 급속충전과 완속충전에 관한 이야기. 일부 경험자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완속충전이 주행거리가 길다는 얘기를 듣고, 차이에 대해 공부하였다. 결론적으로, 리튬 2차전지는 화학물질로 맥주잔에 맥주를 따를 것을 생각하면 된다. 급하게 따르면 거품이 생겨 맥주를 많이 담을 수 없다. 그러나 천천히 따르면 더 많은 양의 맥주를 거품없이 담을 수 있는 이치와 같다.
앞으로 전기차는 도로, 주택과 같은 건설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에서 세계최초로 개발했다는 주행 중 충전기술을 적용한 도로가 두바이에 건설되고 있다. 새로 지어질 아파트는 주차장에 충전기를 기본으로 하게될 것이다. 단순히 충전기를 세우는 것 말고도 아파트로 기존 2배 이상의 전력을 위한 배전망이 설계되어야 한다. 사실 전기차 한대는 2가구에 맞먹는 전력을 소비한다. 지금도 여려 공동주택에서는 이 전력량 부족으로 충전인프라 설치가 어려운 곳이 많다. 끝으로 충전기를 설치할 때 위치선정에 신중해야 한다. 구석자리 보다 주차장 중앙에 설치하여 4대가 하나의 충전기에 연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고가의 장비를 구석에 설치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3차산업-서비스 산업의 등장
제조업의 발전은 정말 눈이 부셨다. 자고나면 혁신적 제품이 쏟아져 나왔고, 이것을 사겠다는 소비자는 넘쳐났다. 미국 발명가가 발명하고, 화학산업이 만들어낸 제품을 유럽 소비자도 갈구했다. 대규모 무역산업이 등장했고, 제조 보다 고부가가치를 만들어 냈다. 또한 국경을 넘는 투자가 이루어졌고, 투자의 형태도 다양해졌다. 옵션, 선물거래와 같은 금융파생상품이 나타나 투자의 위험을 중화(햇지)할 기법이 생겨났다. 물론 위험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일정 비용을 부담하여 다른 사람(risk taker)에게 위험을 넘기는 것이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주식회사 제도와 보험산업은 이미 17세기에 네델란드에서 번창하였다. 보험은 대형 선단이 항해에서 만날지 모를 재앙에 대비하기 위해 시작되었다고 한다. 마치 오늘날의 상조회와 비슷하게 작동하였다. 선주들로 부터 일정 금액씩을 모아 손해가 발생하면 일정 부분을 충당해주는 그런 방식이다. 우리 조선시대에도 권당, 향약 제도에도 이와 같은 제도가 있었지만 산업이 되진 못했다.
생산을 기반으로 투자와 수익, 소비로 이어지는 서비스의 출현은 정말 놀라운 변화이다. 서비스산업 중 단연 눈부신 혁신을 이룬 분야가 금융서비스 이다.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이 아닌, 돈 그 자체를 상품화 해버린 산업의 끝판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돈이라는 상품은 이자라는 가격으로 거래된다. 이 가격은 시간과 불확실성이라는 요인에 따라 올라간다. 같은 기간이라면 보다 불확실한 즉, 위험한 거래는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한다.
금융서비스 산업에 뒤쳐진 동양국가는 서양에 뒤쳐지기 시작했다. 국가 간 정치적 부침과 뒤쳐진 제조산업이 더욱 금융산업의 발전을 더디게 만들었고, 결국 금융산업의 사각지대가 되었다. 90년대 말 우리나라의 외환위기는 금융산업의 파급력을 전 국민이 피부로 실감한 계기가 되었다. 사실, 우리는 금융산업이 어떤 것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일반 시민은 물론, 대기업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반면에 서방세계는 현란한 금융테크닉으로 한 국가를 초토화 시켰다.
사람간 연결-3차산업
국간산업분류에 따르면, 서비스업은 ‘농림어업과 제조업에 속하지 않는 산업’으로 구분하고 있다.
사실 3차산업인 서비스산업은 생각보다 훨씬 일찍 유럽에서 산업으로 자리잡았다. 보험, 증권과 같은 금융산업은 이미 17세기에 네델란드에서 전성기를 이루었으니 영국의 산업혁명보다 앞선다. 우리나라에는 일제강점기에 들어온 것이 확실지만,,,
물론 숙박, 음식업과 같은 업종은 아주 오래전 부터 있었기는 하지만, 현대의 자본주의를 움직이는 거대 엔진으로서의 금융산업은 그렇다는 것이다. 서비스산업은 2차산업의 유형의 제품이 아닌, 무형의 ‘경험재’를 생산하고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재화를 생산하는 제조업과 달리 서비스업은 그 변신이 자유로울 수 밖에 없다. 재화를 중계하기도 하고, 17세기 네델란드에서 주식회사의 출현을 비롯하여 이후 눈부신 변신과 진화를 거듭한 금융서비스는 자본주의 세계경제의 심장이 되었다.
오일, 곡물과 같은 현물거래와 수많은 파생상품의 거래는 진짜 인간의 상상과 필요는 끝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 시간에도 전세계 현/선물 시장과 증권거래시장은 매순간 투자와 회수에 대한 배팅으로 박동하고 있다. 금융서비스 산업은 세계의 부를 창출하는 심장으로, 모든 산업을 지배하고 있다.
이 밖에도 도소매, 운수 및 창고업, 숙박음식업, 부동산, 전문 과학기술서비스, 교육서비스, 예술서비스, 보건사회복지, 여가관련서비스 등 정말 다채롭다.
도소매
운수 및 창고업
숙박음식업
부동산
전문 과학기술서비스
교육서비스
예술서비스
보건사회복지, 여가관련 서비스
정보통신업
금융서비스
여기에 하나더, ‘정보통신업’이 서비스산업에 속한다. 정보통신업은 통신, 소프트웨어 개발, 데이터베이스 정보제공, 정보보호, 검색서비스, 전자상거래, 플랫폼비즈닛, 디자인 등이 해당한다. 매일 새로운 비즈니스가 생겨나고 소멸하는 아이디어의 경연장이다. 소위 4차산업혁명에 해당되는 기술분야는 이미 서비스업으로 구분될 것이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플랫폼 비즈니스는 모든 산업을 서비스화 시키고 있다. 음식, 모빌리티, 제품의 제조 등 모든 사업에서 사람 사이를 연결한다. 플랫폼은 정보탐색에 드는 비용을 줄이고, 협업을 통해 시장에서 경쟁한다. 공급과 수요가 항상 플랫폼에 상주하고 있어, 탐색이 용이하다. 또한 플랫폼 조성자는 그 플랫폼이 유지되도록 규칙을 정하고 가격정책을 만든다.
나는 서비스산업을 ‘사람과 사람의 연결’로 정의하려 한다. 천지인의 ‘인’인 것이다. 유형의 제품으로 욕구를 채우는 인간들이 보다 자신의 요구에 맞춤화된 다양한 서비스를 구매하는 것.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개인과 그것을 사려는 개인을 연결해주는 것이 서비스산업의 본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