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재원 삶의 필수요소, 이별에 대처하는 법

아이의 친구가족을 떠나보내며

by 늦봄

첫째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친구의 가족이 한국으로 돌아갔다.


첫째가 이곳 유치원에 처음 들어가서부터 지금까지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계속 같은 반이었고, 성별은 다르지만 같은 반의 유일한 한국친구로서 많이 의지했던 친구. 가장 좋아하는 친구, 사랑하는 친구로 꼽았던 친구인데 주재원 기간이 끝나 한국으로 귀임하게 되었다. 친구의 엄마는 나와 동갑이라서 나도 그동안 유치원 생활 같은 부분에서 많이 물어보고 의지하고 있었는데 나도 이곳에서 친구하나를 잃는 느낌이다.


몇 달 전부터 계속 이야기해 왔던 일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마지막 인사를 하는 것은 참 쉽지 않은 것 같다. 물론 계속 연락을 주고받고, 한국에 돌아가서도 계속 연락할 수 있지만, 매일 교실에서 보던 친구를 더 이상 보지 못한다는 아이의 상실감을 내가 어찌 다 알 수 있을까.


첫째를 하원시키면서, 친구와 마지막 인사를 했냐고 물었더니, 인사하고 안아주었다고 해서 생각보다 씩씩하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주차장에서 다시 친구를 만나서 다시 인사를 하고 우리 차로 돌아오는 길에 아이는 눈물을 보이며 울고 말았다. 아이를 안아주며 나도 눈물이 흘렀다.


한국에서 폴란드로 올 때도 그동안 사귄 친구들을 다 놓고 오느라 마음이 힘들었던 아이가, 여기 와서 정이든 친구와 또다시 이별을 해야 하는 그 마음. 앞으로도 친구들은 한국으로 돌아가고, 자기 본국으로 돌아가고, 그리고 우리도 언젠가는 한국으로 돌아가면서 또 남은 친구들과 인사를 해야 하겠지.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그동안 마음 주고 사귀었던 친구를 떠나보내는 게 쉽지 않다. 그래서 현지에서 정착해서 사는 사람들은 주재원들과 친하게 지내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있나 보다. 이렇게 언젠가는 떠나갈 사람들이라 이별이 힘들기 때문에.


친구가 선물로 남기고 간 책을 매일매일 읽고 또 읽는 우리 첫째. 그것이 우리 아이가 지금 이별에 대처하는 방법인 것 같다. 이렇게 아이는 또 성장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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