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스캠을 당하다니
그날은 9월의 어느 가을날이었다.
곧 추워질 날씨를 대비하여 아이들의 겨울옷을 사려고 핸드폰으로 이것저것 찾아보고 있을 때, 나의 SNS에는 나의 검색 키워드를 옅들은 온갖 브랜드의 아이들 옷 브랜드의 세일 광고가 수없이 떴다. 여러 사이트를 돌아보다가, M으로 시작하는 브랜드 홈페이지에서 아이들 옷을 파격적인 할인가에 약 8만 원어치를 주문을 했다. 그것도 몇 날 며칠을 살펴보다가 나름 신중하게 주문한 것이었다. 여기서는 쿠팡의 로켓배송은 없지만 그래도 보통 온라인쇼핑몰에서 3-4일이면 물건이 도착을 하고, 이 브랜드 홈페이지에도 3-4일 후 옷이 배송된다고 적혀있었다.
시간이 흐르고 또 흐르고 몇 주가 흘렀는데, 택배는 도착하지 않았다. 송장번호를 받았기에 계속 추적을 해 보았는데, 물건이 중국에서 출발해서 오고 있다는 것이다. 기다리고 또 기다려 폴란드 항구도시에 도착하고 국내배송을 기다리고 있는데, 내가 적은 주소가 아닌, 다른 주소로 배송이 완료되었다는 것이었다.
그 시점은 주문 후 이미 한 달 이상이 지난 상태. 나는 그때서야 주문서에 적힌 고객센터에 이메일로 연락을 취했다. 고객센터는 생각보다 빨리 답을 주며 배송사와 확인해 보겠다고 했다. 그 후 고객센터와 수많은 이메일을 주고받았는데, 딱히 문제점을 알지 못했다.
고객센터와의 이메일은 배송사의 확인 결과 물건이 사라졌다. 환불을 원하냐, 재배송을 원하냐. 환불 처리 중이다. 등등으로 계속 나에게 기다릴 것을 요구했다. 나는 기다리고 또 기다리다가 생각날 때마다 연락해서 환불이 왜 아직도 안되냐고 물었고, 그때마다 회계부서에 문제가 있다는 둥, 처리하고 있다는 둥, 핑계를 대며 환불은 지연되었다.
그리고 어느덧 12월, 나는 폴란드 소비자보호원에 신고를 하겠다고 이메일을 보냈고, 고객센터는 다시 한번 10일만 기다려달라고 답이 왔다. 그리고 1월이 되어 최후통첩으로 고객센터에 이메일을 보내고, 그때쯤 제미나이 구독을 시작했기에 제미나이와 어떻게 소비자보호원에 신고해야 할지를 논의하고 있었는데, 제미나이 왈 "은행에 환불요청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아니! 왜 나는 이것을 몰랐는가! 거래 이후 120일 내에 환불신청을 해야 한다는데, 이미 시간은 너무 흘러버린 후. 남편 카드로 결제한 것이어서 남편이 퇴근하기를 기다려서 은행에 환불요청을 하고, 소비자 보호원에 신고를 하기 위해 정보를 더 찾아보았다.
그리고 충격적인 사실을 발견했다. 내가 옷을 주문했던 웹사이트는 이미 닫혔고, 내가 그동안 연락했던 고객센터는 중국의 스캠 이메일 주소 중 하나라는 것이다. 지난주까지 연락하고 있던 그 고객센터가 스캠이었다니. 그렇게 꼬박꼬박 답장을 주던 그 이메일이?
이메일에 꼬박꼬박 답장을 주며 기다려달라고 했기에 나는 그저 기다린 것이었는데, 그 기다리는 동안 나는 은행에 환불요청할 기한을 넘겨버렸고, 옷도 못 받았고, 계속 신경 쓰고 기다리고, 수십 개의 이메일을 보내는 바보짓을 하고 있던 것이다. 스캠으로 밝혀진 그 업체가 유럽에 거주하지 않기 때문에 폴란드 소비자 보호원이나 유럽 소비자보호원에 신고도 불가하게 되었다.
이미 시간이 너무 지나, 은행에서 환불처리를 해줄지 말지는 아직 알 수 없다. 8만 원으로 얻은 교훈이라 생각해야 할까? 이제 나는 온라인주문보다는 오프라인 쇼핑을 더 선호한다.
당신의 SNS에 뜨는 광고를 조심하세요. 겉으로 보기에는 정말 그 브랜드의 홈페이지처럼 보여도, 어떤 사기일지 알 수 없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