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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늦봄 Aug 15. 2021

11개월 아기, 어린이집 상담을 하다

어린이집 입소를 준비하며

아기가 6개월 때, 어린이집에 신학기 자리가 나서 입소를 할뻔한 일이 있었다. 그때 아직 누워있는 아기를 차마 어린이집에 보낼 수가 없어서 입소를 취소하고 7월에 예정되어 있던 복직을 취소하고 퇴사하기로 마음먹었었다.


회사에 퇴사 의사를 밝혔을 때, 워킹맘이신 국장님이 재고해보라고, 코로나 시대에 경력이 단절되면 더 재취업이 어렵다고 말씀해주셔서 결국 육아휴직을 연장하여 이번 11월에 복직이 확정되었다. 그때면 아기가 돌이 지나니 어린이집에 보내더라도 조금 마음의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 같았다. 친정엄마가 아기의 하원을 맡아주시고 내가 퇴근할 때까지 봐주시기로 한 것도 복직 결심에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어린이집 입소가 확정되기 전까지 자리가 안 날까 봐 얼마나 마음을 졸였던지.,. 경험한 사람들은 알 것이다. 저출산 시대인데 어린이집 입소는 왜 이리 어려운 걸까. 알 수 없는 일이다.


나는 지난해 출산 직후 아파트 단지 내 두 곳의 어린이집에 대기를 걸어 놓았었다. A 어린이집은 우리 아파트 동 바로 앞에 있고 원아수가 30명이 넘는 규모이다. 오며 가며 아침마다 하이톤의 목소리로 아기들을 반기는 선생님들을 봐왔던 곳이다. 이곳은 저녁 7시 넘어서까지 불이 켜있는 모습을 자주 보아 왔다.


B 어린이집은 도보 5분 거리(혼자 걸을 때)의 거리에 있는 아파트 단지 내 다른 동에 있는 가정어린이집이다. 이곳은 맘 카페에서 평이 나쁘지 않아서 대기를 걸어놓았는데, 상담을 지난달 받게 되었다. 선생님도 친절하시고 나쁘지는 않았지만, 내가 상담하러 간 오후 5시에 아기 한 명만 남아서 보호자가 데리러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자칫 내가 퇴근이 늦거나. 친정엄마가 일이 생기면 우리 아기만 혼자 남아 있어야 하는 게 마음에 걸렸다. 특별활동으로 코로나 때문에 온라인 구연동화 시간을 갖는다는 것이 만족스럽지 않았다. 나는 최대한 미디어나 모니터의 접근을 늦추고 싶기 때문이다. 또, 매일 아침 바쁜 출근길에 카시트에 아기를 앉혀서 2~3분 남짓 이동하는 것이 보통일이 아닐것 같았다.


결국 B 어린이집은 고사하게 되었고 A 어린이집에 자리가 났다는 연락이 와서 A 어린이집에 상담을 가게 되었다. 아직 무염 식사를 하는 아기를 위해 무염 식단을 준비해 줄 수 있고, CCTV에 대한 자세한 설명, 아기들끼리 트러블이 있을 때 대응법 등 자세히 설명해 주시어 B 어린이집보다 더 신뢰가 갔다. 혹시 늦게 아기가 하원 하게 되어도 다른 아기들이 있으니 부담이 줄어드는 것도 한 가지 요인이다. 아기가 지낼 교실에 잠깐 들렸는데, 같은 반 친구들은 모두 뛰어다니고 있었다. 우리 아기는 아직 걸음마 단계인데, 만약 기어 다닐 때 왔으면 다른 친구들한테 밟히거나 아기침대에 넣어져 있을 수도 있었겠구나 싶었다. 입소 전까지 잘 걷게 되기를 기대해본다.


아기가 돌이 되는 9월에  입소를 확정하고 집에 와 아기를 마주하니 만감이 교차했다. 그러나 남은 시간을 더 즐겁게 보내자고 다짐했다.


어린이집에 가기 전에 준비해야 할 것들이 생겼다.


11개월인 우리 아기는 아직 낮잠 잘 때 아기띠로 안아줘야 잠이 들곤 했다.  어린이집 낮잠시간에 필요하다면 아기띠로 재워주신다고는 했지만, 아기 세명에 교사 한 명의 비율이기 때문에 아기띠로 재워야 하는 우리 아기가 혹시나 밉보일까 봐 누워서 낮잠 자는 습관을 들이기 시작했다. 아직은 누워서 울며 떼쓰기는 하지만 9월 입소까지 익숙해 지기를 기대해본다.


다음 준비는 그동안 안 먹어본 식재료를 경험하는 것이다. 어린이집 식단을 보니 돼지고기, 들깨, 생선 등 아직 먹여보지 않은 음식들이 있어서 남은 기간 동안 먹여보며 알레르기 테스트를 하려고 한다. 고기를 안 좋아하는 아기인데 어제 먹여본 돼지고기 동그랑땡은 잘 먹어주었다. 덕분에 나는 매일 레시피를 검색 중이다.


9월부터 내 복직 전까지 약 두 달의 시간이 있어서 다행히 천천히 어린이집에 적응하기로 했다.


어린이집 입소가 확정되고, 복직이 다가온다.

코로나 확진자가 하루 2000명에 육박하는 요즘, 큰 탈없이 나와 아기 둘 다 세상에 나가갈 준비를 할 수 있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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