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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산중 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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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버들 May 19. 2022

5월, 노란 물결이 출렁


언덕에 노란 꽃물결이 출렁인다.     

긴 꼬리 제비나비가 날아간다.  허공을 가르는 날개는 바람에 둘러싸여 휘청거리며 흔들거린다. 검은 긴 꼬리 제비나비는 자기가 가고 싶은 방향으로 날아가는 것일까.

그럴 것이다.

바람의 힘으로, 나비의 날개의 힘으로, 그 어떤 것이라도 그래도 가는 방향일 것이다. 바람으로 인해 조금 방향을 틀 수도 있겠다. 잠시 이탈할 수도 있겠다. 괜찮다. 바람이 있다면 조금 힘을 빼고 날아가도 좋겠다.

바람을 느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느껴보자.   

  

우리의 인생도 가끔 예상치 않게 바람과 부딪칠 때가 있다. 바람맞았어! 허탕 칠 때도 있겠지. 시간이 조금은 아깝게 느껴질 때, 시간은 금인데. 항상 내 마음같이 된다면 좋겠지만 이렇게 바람한테 맞을 때면 바람이 지나가는 데로 놔두어도 괜찮겠다.  한때는 시간을 쪼개며 산 적도 있었다. 24시간이 아까울 정도로 잠을 줄이며 일을 했었다. 그러다 갑자기 회오리 같은 바람에 휘청거렸다. 그로 인해 나의 손에 쥐어진 것은 남는 시간뿐이었다.  보이지 않는 시간, 잡을 수 없는 시간, 그런 시간이 내 손에 있다. 이 언덕에 날아가는 긴 꼬리 제비나비처럼 잠시 그냥 바람에 나를 맡겨보려 한다.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을 잃지만 않는다면. 시간은 걸리겠지만 도착할 것이다.    


        

신발 그리고 시간

노랑, 5월의 꽃물결

민들레의 노랑, 씀바귀의 노랑, 애기똥풀의 노랑, 미나리아재비의 노랑, 소나무 꽃의 노랑.

노란 물결이 출렁인다. 바람을 타고 출렁인다. 노랑을 스치는 바람 소리.  한낮의 바람 물결 노랑으로 물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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