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민들레 꽃씨는 하늘을 비행하고

by 장버들


5월이면 민들레가 주인공이 된다. 민들레는 봄부터 가을까지 피고 지고하기에 이 산골짜기 둥지에서는 쉽게 볼 수 있는 꽃이다. 민들레는 그 어떤 꽃보다 자생력이 강하다. 간혹 햇볕이 따뜻한 겨울에도 볼 수 있다. 밟혀도 그다음 날 보면 시들지 않고 피어 있다. 저녁이 되면 민들레는 꽃봉오리를 다물었다 아침 햇살을 받고 다시 활짝 핀다.


어느 날 아침 문밖으로 나가자마자 마주한 풍경. 언덕을 가득 채운 노란 물결. 풍경은 감탄으로 다가왔다. 노란 꽃들이 언덕을 채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늦은 저녁에 왔기에 주변에 그렇게 많이 민들레가 번져 있으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노란 융단의 언덕 위로 김창완의 노래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가 흘러나오는 것만 같았다.

민들레2.jpg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 그대 위해 노래 부르리


그대는 아는가 이 마음


주단을 깔아 논 내 마음


사뿐히 밟으며 와주오


그대는 아는가 이 마음



민들레가 지천이여 김치를 담아보기로 했다. 쪼그리고 앉아 여기저기 민들레 잎과 뿌리를 캐었다. 잎과 뿌리 사이에 겹겹이 티가 많아 씻는데 많은 시간이 들었다. 민들레는 특이하게 잎사귀가 겹겹이 있다. 계속해서 죽지 않고 나올 것처럼 잎의 싹은 꽃줄기 밑에 숨어 있다. 그렇게 잎과 뿌리는 내 손에서 거듭 세척되었다. 처음으로 담은 민들레 김치. 생각보다 너무 써서 먹기가 힘들었다. 쓰면 약이 된다고, 위안을 삼으며. 좀 지나면 쓴맛이 사라지겠지 생각하며 냉장고에 몇 달 동안 그대로 두었다. 그렇게 나의 뇌리에서 잊어질 때쯤 냉장고를 정리하다 나온 민들레 김치. 꺼내 먹어보았다. 여전히 썼다. 누군가 고들빼기처럼 삭혔다 담으면 괜찮다고 했지만..., 그 이후 담지 않았다.



민들레.jpg 출동! 꽃씨의 비행은 시작됐다.


민들레꽃은 또 다른 장소를 물색한다. 꽃이 지고 작고 동그란 하얀 소우주 씨앗들은 '바람'을 기다린다. 오늘 같이 바람 부는 날이면, 씨앗들은 이때다 하고 ‘출동’. 하늘 높이 날아오른다. 몽글몽글 꽃씨 아가들이 작은 우산에 매달린 채 눈앞을 가로질러 간다. 또 어딘가에서 씨앗은 뿌리내리고 다시 꽃이 필 것이다.


5월의 아침. 새벽 내내 비가 내려서 인지 산과 하늘이 깨끗하다. 이런 날이면 자연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이 꽃처럼 피어난다. 기분 좋은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