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자랑스러운 엄마

3. 엄마, 공소장을 받다

by 남산바라보는여자

사람은 힘든 일을 겪으면서 어느 경로로든, 어느 분야든 공부를 하게 된다. 엄마는 아빠도, 아들과 법 공부를 하게 됐더랬다. 평생을 법 없어도 청렴하게 살아갈 것이란 이야기를 듣는 아버지였다. 부부는 부창부수라고 했던가. 어머니도 매한가지였다. 그 아버지의 아들이라고 달랐을까


검사가 공판을 원해 공판 기일을 비롯한 죄의 내용이 요약된 공소장이 엄마에게 도착했다. 공소장을 당사자인 아들이 아닌 엄마가 먼저 보게 된 연유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엄마는 공소장을 뜯었고 아들의 이름이 피고인이라는 세 글자 옆에 적혀있었다.


엄마는 그 세 글자가 너무나 싫었다. 금지옥엽으로 키워 무엇보다 귀한 아들이 왜 피고인이 되어야 하는지 받아들이기가 좀처럼 쉽지 않았다. 공판에까지 나가는 모든 과정 하나하나가 가혹하다고 표현한 엄마다. 인쇄물에도 가혹한 세 글자가 찍혀있으니 엄마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굳이 다시 언급해주지 않아도 될 아들의 잘못도 일목요연하게 요약돼 있었다. 법조계에 있는 그들만의 언어로 아들의 죄를 요목조목 길지 않게 재해석했다. 과장된 내용도 없었다. 아들의 죄는 명백했다.


윤창호법으로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이 강화된 점도 공소장에 적시돼있었다. 엄마를 본인이 견디긴 어려운 고통의 터널을 지나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아들의 무사함에 안도하면서도 지금의 고통 또한 너무 크다고 여겼다. 엄마는 딸에게 가혹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공판일은 올해를 넘기지 않았다. 올해 안에 모든 것이 끝난다는 의미다. 공판이 끝나면 엄마의 마음을 조금 편해질 것인가. 엄마에겐 마음의 짐이 너무 많다. 아들, 남편, 동생들. 생각해보니 엄마에겐 모두가 짐이었던가


그래도 엄마는 밝은 내색을 비치려 애를 쓰고 또 애를 썼다. 누군가와 있을 때만큼은 아들 일을 내비치지 않으려 했다. 아들만큼 귀한 손주를 볼 때면 더 그랬다. 엄마에게 손주는 특별했다. 36년 만에 본 손주이기도 하지만 딸의 아들이어서 더 그랬을 것이다. 내 자식의 자식은 정말 예쁘다고 하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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