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부족한 엄마

by Hi Mom

이제 5살이 된 아이가 요즘 들어 고집이 보통이 아닙니다. 황소고집, 최 씨 고집이라고 하소연을 하면서도 혹시 나의 어떤 부족한 면이 아이의 고집을 더 심하게 만든 것은 아닐까 고민하게 됩니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훈육이 필요한 순간들이 찾아옵니다. 요즘은 유튜브며 각종 육아 서적들이며 훈육을 포함한 육아에 대한 정보가 흘러넘칩니다. 오히려 이 정보의 홍수 속에서 혼란스럽고, 잘 해내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에 대해 자괴감을 느끼는 순간이 많을 것입니다.

유명한 선생님들께서 강조하시는 부분들이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결국 기본적인 큰 원칙에서는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고, 그 원칙 안에서 구체화하는 방법들이 조금씩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육아에 있어서는 대원칙이 필요하고 그 대원칙을 꾸준히 지켜나가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며, 세세한 방법에 있어서는 적당히 유연해질 필요도 있습니다.


육아를 하며 마음이 복잡할 때 머릿속에 떠올리는 것들이 있는데, 저는 이 정도를 길잡이로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인격체를 사랑과 존중으로 대해야 한다.

훈육을 할 때는 왜 혼나고 있는지를 알게 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육아의 최종 목표는 아이의 독립이다.

독립할 때까지는 최대한 안정적인 환경에 머무를 수 있게 도와주자.


요즘은 아이를 나무라다가 감정이 격해져서 저의 언성이 올라가면, 아이도 덩달아 소리를 지르며 대듭니다. 심지어 그 항변이 맞는 말일 때도 많습니다. 처음에는 말문이 막히고, 화가 나는데 시간이 좀 지나면 한편으론 다행이다 싶은 마음도 듭니다. 아이가 자신의 속상함을 표현하고 자기 의견을 큰 소리로 말하는 것이 조금씩 커가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고, 그렇게 표현을 해줘야 엄마도 알고, 아이 마음속에 분노도 덜 자라날 것 같아서입니다. 물론 그 당시에는 엄마 아빠에게 그렇게 소리를 지르며 대든 것이 잘못되었다고 나무라지만, 뒤돌아서서는 내가 먼저 언성을 높인 것을 반성하고, 다음엔 좀 더 차분해져야겠다고 다짐합니다. 여러 번의 경험에서 절실히 느끼는 것은 훈육 과정에서 감정이 너무 많이 섞이면, 아이는 정작 무엇을 잘못했는지,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는 잊어버리고 두려움과 불안, 분노와 같은 불편한 감정만 기억하게 되어 버린다는 것입니다.


마음속 길잡이가 있고, 여기저기에서 들은 지식들이 머릿속에 많이 있어도 실행 과정에서 늘 실수하는 부족한 엄마입니다.


어제저녁 식사 시간에도 반찬 투정을 하고, 엄마 아빠의 대화에 끼어들며 뜻도 제대로 모르는 말을 마구 내뱉은 까닭에 언짢은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엄마가 해주는 것은 다 맛이 없다는 말에 서운하고, 엄마 아빠 저리 가! 없어져 버려라는 말에 그게 무슨 뜻인 줄이나 알고 하는 말이냐며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분노하지 않고, 나름 차분하게(?) 아이에게 하고자 하는 말을 전했고 무사히 저녁 식사 시간을 마무리한 것 같아 한편으론 뿌듯했습니다. 어제는 그러하였지만.. 오늘 아침엔 어제 미처 다 하지 못한 유치원 숙제를 하며 몸을 베베 꼬고 있는 모습이 보기 싫어서 또 한바탕 난리가 났습니다. 출근 시간, 마음의 여유가 없을 때는 여지없이 감정이 터지고, 실수하고 후회합니다.


그렇게 부족한 엄마인데, 아이는 늘 먼저 미안하다 하고, 혼난 것도 금세 잊어버리고 웃으며 엄마에게 달려옵니다. 그 모습이 너무 마음 아프고 죄책감을 갖게 합니다. 엄마도 많이 미안한데, 먼저 표현하고 달려오는 것은 아이입니다. 언젠가는 문 꼭 닫아버리고 마음 상하면 대화조차 하지 않으려고 하는 시간도 올 텐데, 상상만 해도 마음이 아파 옵니다. 그런 시간도 결국엔 왔다가 지나가야 하니, 당연한 수순이라 생각하면서도 두렵기까지 합니다.

그래서 지금의 이 시간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지금 많이 안아줘야지, 지금 많이 사랑한다 말해야지, 지금 먼저 미안하다고도 말해야지 생각합니다.


세상 많은 일이 그러하듯, 육아에도 왕도가 없습니다. 마음속 기본 원칙을 꾸준히 지키려 노력하며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아이의 성장을 따라가며 나 역시도 성장하고 맞춰 갑니다.








작가의 이전글시절인연 (時節因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