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쨈맛캔디 May 05. 2021

면접시, 당신의 1%를 채워줄 꿀팁

경력직 면접 시, 알아두면 좋은 점

어느새 회사 생활을 한 지 15년 남짓되다 보니, 면접관으로 면접에 참여할 기회를 많이 가질 수 있었다. 좋은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이력서를 검토하고 면접을 보는 과정은, 지원자들 뿐 아니라 면접관들에게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드는 일이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처럼, 좋은 인재를 만나고 싶은 마음은 면접관 또한 간절하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경험을 돌이켜보며, 어떤 점이 면접관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을지에 대한 팁을 살짝 공유해보고자 한다.


+ 참고로, 경력직 면접을 보는 경우다. 또한 미국 회사에서의 경험이기도 하다. 미국과 한국의 채용 문화가 다를 수 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결국,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다.





먼저, 바로 투입될 준비가 돼있다는 느낌을 줘야 한다.


인원에 공석이 생기게 되면, 최대한 빨리 공백을 메꾸기 위해 채용 프로세스가 진행된다. 하지만, 이 과정이 최소 한 달에서 길게는 수개월이 걸리기도 한다. 막상 인원이 충원된다 하더라도, 업무를 익히는데 추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업무 습득 기간이 길어질수록, 기존 멤버들의 부담과 불만이 커지기 마련이다. 때문에, 매니저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학습기간을 최대한 줄여, 조직이 신속하게 안정화되길 바란다.


때문에, 경력직 채용에 있어 ‘일단, 뽑아만 주시면 열심히 배우겠습니다’와 같은 자세가 그렇게 매력적으로 들리지 않는다.


회사는 학교가 아니다.
회사의 입장에서는 배울 사람을 채용하는 게 아니라, 조직에 기여할 사람을 찾는 것이다.


신입 채용은 태도가 중시될 수 있지만, 경력직은 경험이 매우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만약, 면접관이 실무에 대한 질문을 하면, 어떻게든 본인의 경험과 연관시켜, 회사에 어떤 부분을 기여할 수 있는지를 부각하는 게 좋다.


예를 들어, 만약, 내가 기획업무를 하는데 A툴은 알고 있지만, 회사에서 B툴에 대한 경험을 요구할 경우, '와서 열심히 배우겠습니다'라고 답하지 말자. 대신 이렇게 말하면 어떨까?  


“B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지만, 제가 잘 쓰는 A 프로그램과 이러이러한 점에서 근본적으로 유사한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해당 툴에 대해 빠르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고, 오히려 A와 B의 장단점을 비교해, 개선점에 대해 제안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회사 내부에서 쓰는 툴이나 프로그램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들은 개선점이나 더 나은 방법에 대해 듣는 것을 아주 좋아한다는데 있다. 다가올 리스크를 미리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을 공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러닝 커브 (Learning curve)를 최대한 줄일 수 있음을 어필해야 한다.




해당 회사 제품에 대한 인사이트가 있어야 한다.


"어떤 일을 하는지는 잘 모르지만, 일단 시켜주면 다 하겠습니다"는 사회 초년생에게나 어울리는 답변이다. 경력직의 경우, 현재 다른 회사에 근무하면서 인터뷰를 보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덜 절박할 수 있고 인터뷰를 위한 사전 준비가 안 돼있을 수 있다. 문제는 인터뷰를 하면서 그게 티가 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경쟁회사에서 근무 중인 사람이 인터뷰를 왔다고 하면, 최소한 우리 회사 제품과 비교/분석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나아가 요즘 트렌드가 어떤지, 우리가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 그리고 본인이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인사이트가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충분한 사전조사와 준비가 이뤄져야 한다. 아무리 경력이 화려하다고 해도, 사전 준비가 안된 사람은 덜 매력적이다. 최소한 우리 제품이나 서비스를 써보고, 소비자의 관점에서라도 그것에 대해 거침없이 이야기할 때, 그 사람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진다.




남이 한 일이 아니라, 당신이 한 일이 무엇인지가 중요하다


“제가 맡은 제품이 대박 났었어요”라고 강조하는 것도 좋지만, 면접관의 입장에서 궁금한 것은 당신이 그 프로젝트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무슨 일을 했는지이다. 제품은 여러 상황과 운에 의해 대박이 날 수도 있고, 잘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대박이 난 제품이라면, 그것을 론칭시키기 위해, 당신이 어떤 노력과 배움이 있었는지가 궁금하다. 유명한 사람이나 멋진 팀과 함께 일했다는 것도 자랑이 될 수 있지만, 여전히 궁금한 것은 당신은 그 안에서 무엇을 했는지다. 그 역할이 크든 작든 상관없다. 우리가 찾고 있는 포지션과, 당신의 경험이 얼마나 근접했는지가 중요하다.


한 번은 한 지원자가 누가 들어도 이름을 알만한 유명한 제품의 아트 팀에서 일했다고 했다. 하지만, 그녀는 디자이너가 아니었기에, 그 팀에 있었다고 해서 업적이 더 빛나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인터뷰에서 그녀는 성공한 프로젝트와 본인이 기여한 것들을 멋지게 연관 지어 설명했다.


"대작 XX 제품을 론칭할 때였어요. 훌륭한 디자이너들이 만들어낸 작품 파일들이 개인 PC에 저장되거나, 서로 어느 것이 최종본 인지 몰라 혼란스러워하는 문제를 발견하게 됐어요. 그래서 제가 도서관 사서처럼, 모든 아트 파일들을 카테고리 별로 정리하고 분류 체계를 효율화해나갔습니다.

덕분에 적재적소에 필요한 아트 리소스들을 신속하게 전달할 수 있었고, 결국 XX 제품을 성공적으로 론칭할 수 있었습니다. 밖에서 보이는 포스터의 모든 이미지들도 제가 정리한 폴더에서 나온것예요"


간단히 말하면, 본인이 디자이너들의 파일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대박 난 제품의 성공과 자신의 노력을 연관시킴으로써, 자신이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고, 체계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적절히 부각했다.


다른 사람이 한 일이 아닌, 당신이 어떤 역할과 기여를 했는지가 중요하다




인맥이나 평판의 강조는 신중해야 한다


누구의 추천을 받고 지원하게 된 경우도, 면접 때 이를 부각하는 것을 신중히 접근하는 게 좋다. 한 번은 어떤 지원자가 회사의 고위 임원을 안다며 이야기하길래, 면접 후 확인해 봤더니, 당사자는 처음에 그 사람을 전혀 기억 못 하다가, 아는 지인의 친구라고 했다. 그 정도의 관계를 우리는 인맥이라고 하지 않는다. 순간, 그 지원자에 대한 신뢰가 확 떨어지게 됐다. 또한, 본인이 알고 있는 그 회사의 김 부장이 지금 면접관으로 앉아 있는 박 부장과 서로 앙숙일 수 있다. 때문에, 면접에서 굳이 나의 영향력 밖에 있는 사람들까지 들먹이며, 스스로 위험을 자처하는 행동은 자제하는 게 좋다.


또한, 당신의 평판 조회가 가능하다는 점도 명시해야 한다. ‘세상 참 좁다’라는 말은 어디에서든 유효하다. 거짓말이나 부풀림, 과장은 단번에 탄로 나기 쉽다. 그리고, 향후 성공적인 이직을 위해서라도, 평판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xx 씨에게 저에 대해서 물어보셔도 좋습니다'라고 자신하지 마라. 그 사람이 나를 무조건 좋게 말해줄 것이라는 근거 없는 믿음은 위험할 수 있다.


누군가에게 내 평판을 물었을 때, 칭찬은 커녕, 최소한 나쁜 말만 안 하면 그것만으로도 성공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평판 관리란 쉽지 않고, 내가 어떻게 컨트롤할 수 없는 영역이기도 하다. 결국, 평소에 몸가짐을 조심하는 수밖에.


회사에서의 평판 관리란, 조심하고 또 조심해도 내가 어쩔 수 없는 영역인 것 같다.




리더십을 부각하는 게 중요하다


미국 사회에서는 리더십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리더십은 앞에서 혼자 깃발 들고뛴다고 리더십이 있는 게 아니다. 보스(Boss)와 리더(Leader)의 차이에 대해서 많이들 들어봤을 것이다. 위에서 지시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구성원들에게 동기 부여하고, 그들의 성장을 도우면서, 목표를 달성했는지 그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리더십은 조직관리를 통해 보여줄 수도 있지만, 업무를 진행하는 데 있어 적극성을 보여주는 것 또한 리더십이 될 수 있다. 앞에서 화려하게 주목받아야 리더십이 좋은 게 아니다. 프로젝트를 하면서 모두가 맡기 싫어하는 역할이나 업무를 대신 맡아, 멋지게 마무리해 팀원들의 성과에 기여하는 것도 리더십이 될 수 있다.


회사의 매니저들은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조직이 운영되길 희망한다. 때문에, 면접을 볼 때, 혼자 독주하며 승승장구했다는 인식을 주는 사람보다, 본인은 팀 플레이어라고 하는 사람이 더 매력적이고 함께 일하고 싶어 진다.


보스 (Boss)와 리더 (Leader)의 차이. 우리는 리더를 원한다.





그래도 운을 무시할 수 없다


여러 팁을 소개했지만, 사실 이것보다 채용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이밍’인 것 같다. 우리가 필요한 시점에, 어떤 사람이 등장하느냐에 따라 이 사람의 자질이나 경험이 부족해도 채용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반대로 생각하면, 내가 지원한 곳에 채용이 되면 기쁜 일이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도, 절대 본인 탓으로 돌리지 않았으면 한다. 면접관 입장에서도 채용 과정을 끝내고, 큰 확신을 갖고 만족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래도 이 사람이 제일 낫네’ 정도만 돼도 성공이다. 그만큼 상대방이 원하는 요구조건을 모두 충족하기란 쉽지 않은 것이다.


결국, 성공적인 면접에는 운이 필요하다. 내가 이직을 희망하는 회사에서, 마침 내가 잘할 수 있는 포지션에 자리가 났고, 때마침 내가 그 채용 공고를 보게 됐고, 바로 지원이 가능한 상황에다, 면접날 나와 가치관과 성향이 잘 맞는 면접관이 앉아 있을 수 있는 확률이 얼마나 되겠는가?


운칠기삼이란 말처럼 내가 30%를 채웠다 하더라도, 70%가 운이라면 그냥 맡겨야 할 수밖에 없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가능성을 높이고 싶다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동원해 30%를 가득 채워놓는 것이다. 나머지는 운에 맡기더라도 말이다. 내 팁이 당신의 30%를 만드는데 1% 라도 기여할 수 있다면 좋겠다.





** 관련 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