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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켈리랜드 May 07. 2021

땡큐 맘(Thank you mom), 그 위대함에 대해

ft. 어버이날 + 어머니의 날 (Mother’s day)

P&G에서 2012년 런던 올림픽을 겨냥해 선보인 “땡큐 맘 (Thank you mom)” 캠페인은 전 세계 많은 사람들에게 큰 감동과 공감을 선사하였다. 약 2분짜리 영상에서는 혼신의 힘을 다해 뛰고 있는 선수들과, 그들의 어릴 때부터 정성과 헌신을 다해 키워낸 엄마들의 모습을 교차해서 보여준다. 아이를 스포츠 선수로 키우기까지, 그 뒤에서 함께 동고동락하며 수많은 고뇌의 시간을 보냈을 엄마의 모습을 보면, 가슴이 뭉클하고 숙연해진다. 이미 유명한 영상이지만, 한국 어버이날과 미국 어머니의 날(mother's day, 5월 둘째 주 일요일)을 맞이하여, 이 캠페인을 살짝 소개하고 싶다. 어머니의 사랑에 대한 긴 여운과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전 세계의 아침 풍경은 다를 수 있지만, 스포츠 선수를 꿈꾸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의 일상은 거의 비슷할 것이다. 새벽 운동을 가야 할 아이를 위해, 누구보다 일찍 일어나 이른 식사를 준비한다. 운동을 하려면 에너지가 많이 들 테니 말이다. 따뜻한 아침을 정성스레 차려놓고, 이제 아이를 깨우러 가야 한다. 잠을 깨우러 감에도, 혹시 그전에 깰까 봐 살금살금 걸어가 조용히 방문을 연다. 조금이라도 더 재우고 싶은 마음 가득하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얼른 채비시켜 연습에 늦지 않게 보내야 한다. 비가 오든 눈이 오든, 날이 덥든 춥든, 주말이나 휴일 상관없이 훈련은 매일 반복된다.


 


지루하고 고된 훈련을 감내해야 하는 아이도 힘들겠지만, 훈련 내내 아이 옆을 지키는 엄마도 힘든 건 마찬가지다. 아이에게서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다. 혹시 다치지 않을까 늘 가슴이 조마조마하다. 몸을 쓰는 운동이라 늘 걱정을 달고 산다. 훈련이 잘된 날은 잘되는 대로, 연습이 잘 안 된 날은 안 되는대로 걱정이다. 부상이나 슬럼프에 빠질 때면, 아이도 괴롭지만 엄마의 마음도 무겁다. 연습을 대신해줄 수도, 대신 뛰어줄 수도 없다. 땀으로 젖은 운동복을 세탁하면서, ‘오늘 많이 힘들었겠구나’ 싶어 물어보고픈 것도 꾹 참는다.


힘들면 이제 그만하자라는 말을 하루에도 수백, 수천번씩 되뇌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가 꿈을 향해 달려가는 동안, 엄마가 해줄  있는 일은 그저 옆에서 묵묵히 지켜보는 것일 것이다.  시간을 같이 인내하면서 말이다. 때로는 ‘내가 아이를 위해    있는  이렇게도 없을까하며 스스로가 무기력하게 느껴진다. 괜히 미안한 마음에 아이 운동복을  힘주어 깨끗하게 빨아본다. 부디 내일은  힘든 하루가 되길 기도하면서.



수년간의 고된 훈련과 경쟁을 이겨내고, 어느새 어엿한 선수가 되었다.


그토록 꿈에 그리던 세계 무대에도 출전하게 됐다. 자랑스러움과 뿌듯함으로 가슴이 벅차오른다. 이제 거의 다 온 셈이다. 관객들의 환호와 열광으로 경기장은 떠나갈 듯하다. 하지만, 이런 축제 분위기에도 아랑곳없이, 엄마는 긴장한 얼굴에 웃음기 하나 없는 경직된 표정이다. 그동안 수없이 연습하고 또 연습한 동작이지만, 끝날 때까지 안심할 수 없다. 제발 다치지 않기를, 부디 실수 없이 무사히 경기를 마치길 바라는 마음만 간절하다.


경기 내내, 엄마는 어떠한 미동도 없이 가슴 졸이며 아이의 동작 하나하나, 숨소리 하나까지 놓치지 않으려고 신경을 곤두 세운다. 어렸을 때, 동네 체육관에서 물장구를 칠 때도, 조그만 평균대에 올라 비틀거리며 중심을 잡을 때도, 그리고 지금 세계를 무대로 올라있을 때도, 엄마의 시선은 늘 한결같이 아이를 향해있다. 무대 아래에서, 엄마는 아이와 함께 숨 쉬고, 같이 뛰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우승을 차지하는 순간!


경기장이 터져나갈 듯한 관객들의 함성과 환호가 일제히 쏟아진다. 이제야 비로소 엄마의 얼굴에 안도의 한숨과 함께 웃음이 비친다. 눈에는 금방이라도 쏟아질 듯한 눈물로 가득하다. 여기저기서 끊임없이 카메라 셔터가 터지고, 이 순간을 놓칠세라 수많은 취재진들이 선수에게 몰려든다. 그토록 기다리던 영광의 순간이다. 밀려드는 감격과 흥분으로 선수의 얼굴은 땀과 눈물범벅이다. 그동안의 모든 수고로움이 결실을 맺는, 그토록 기다리던 영광의 순간이다.


하지만, 몰려든 수많은 취재진을 물리치며, 선수가 돌진하는 곳은 바로 관중석에 앉아 있는 엄마다. 달려오는 아이를 보자, 엄마가 벌떡 일어나 두 팔을 활짝 벌린다. 마치, 어린 시절 엄마에게 아장아장 걸어오던 아이가 혹여나 넘어질까 봐 두 팔을 활짝 벌렸던 것처럼. 달려와 품 안에 안긴 아이를 있는 힘껏 안아준다. 엄마에게 들리는 것은, 수많은 취재진의 카메라 소리도 관중의 환호도 아니다. 아이의 따스한 체온과 숨소리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서로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엄마와 아이는 알고 있다. 너무 자랑스럽다고, 그동안 너무 고생했노라고, 그리고, 곁에 있어줘서 고맙다고. 늘 생각해왔지만, 그동안 하지 못했던 말을 속삭인다.

 

땡큐 맘 (Thank you, mom).




전 세계의 수천, 수만 명의 스포츠 선수를 꿈꾸는 아이들 뒤에는 수천, 수만 명의 엄마들이 있다.


운이 좋게 올림픽 무대에서 기량을 뽐낼  있는 선수들도 있지만, 오직 선택된 소수만이  무대에   있다. 선택되지 못한 수많은 선수 뒤에도, 그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엄마들이 있다. 이게 비단 스포츠뿐일까. 음악, 미술, 수학, 과학 , 여러 분야에서 아이의 꿈과 미래를 위해 엄마는 기꺼이 후원자가 되어준다. 성공이나 결과에 상관없이, 엄마에게 아이는  자체로 소중한 존재다. 아이도 이미 알고 있다. 자신을 향한 엄마의 무한한 헌신과 사랑을. 그래서 제일 먼저 달려가 안기고 싶은 것도 엄마의 품이었을 것이다.


문득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어떤 특출 난 재능도 없던 나지만, 내가 조금이라도 좋은 성과를 보이면, 마치 천재라도 난 듯 동네방네 자랑하며 신나 하시던 엄마의 모습이 떠오른다. 내가 학교에서 돌아올 때쯤이면, 시간 맞춰 고구마를 쪄놓고 기다리셨다. 내가 미주알고주알 학교에서 있던 일을 이야기하는 동안, ‘잘했네! 잘했어!’ 하고 맞장구 쳐주시며, 뜨거운 고구마 껍질을 정성스레 벗겨 호호 불어 입에 넣어주셨다. 그 맛이 참 구수하고 따스했다.


고등학생이 되어 입시 준비와 까칠한 사춘기를 보낼 때도, 엄마는 늘 곁에 묵묵히 있어주셨다. 누구보다 일찍 일어나서 아침을 준비하셨고, 점심 도시락과 야간 자율학습 후 먹을 저녁 도시락까지 싸셨다. 언니, 동생의 도시락까지, 대체 몇 개를 준비하셨던 것일까. 그렇게 긴 시간을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늘 함께해주셨다. 그때는 엄마의 수고로움도 모르고, 철없이 반찬 투정을 했던 내가 참 부끄러워진다. 세월이 흘러, 이제는 내가 두 꼬마의 엄마가 되고 나니, 엄마의 헌신과 사랑에 대해 새삼 깨닫게 된다.


진심으로 세상의 모든 엄마들의 헌신과 노력에 존경을 표한다. 나 또한 우리 꼬마의 꿈을 곁에서 응원해줄 수 있는 엄마가 되겠노라 다짐해본다. 아이가 무엇이 되든, 무엇을 해내든 상관없이, 언제라도 내 품으로 달려올 때면, 두 팔 벌려 있는 힘껏 안아줄 것이다. 우리 엄마가 그랬던 것처럼.


5월 어버이의 날과 어머니의 날을 맞이하여, 다시 한번 말하고 싶다. 땡큐 맘!   


The hardest job in the world,
is the best job in the world.
Thank you, Mom.

세상에서 가장 힘든 직업,
세상 최고의 직업.
땡큐 맘.

P&G 'Thank You Mom' Campaign Ad: "Best Job" (London 2012 Olympic Games)


캠페인 동영상 보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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