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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켈리랜드 Oct 31. 2020

섹시한 중년이 되고 싶다면 갖춰야 할 것들

동안보다 더 강력하게 작용하는 힘, 따스한 미소와 배려

사람은 누구나 늙는다. 내 마음이 아무리 청춘이라 할지라도, 생물학적 노화는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자연의 법칙이다. 흔히 ‘섹시함’이란 단어는 젊은 20대 청춘들에게나 어울리는 수식어라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빨간 립스틱과 망사 스타킹이 없더라도, 식스팩 복근이 없더라도, 중년의 나이에도 충분히 섹시할 수 있다. 그것도 젊은이들이 감히 근접할 수 없는 노련함과 아우라로 말이다. 그렇다면 중년만이 뽐낼 수 있는 매력은 무엇일까? 무엇이 당신의 중년을 섹시하게 만들어 줄 수 있을까?

 



일단, 섹시한 ‘외모’는 아닐 것이다. 아무리 의학의 힘을 빌린다 해도, 자연의 법칙이 선사하는 젊은 청춘의 아름다움을 어찌 이길 수 있겠는가? 여러 수단을 사용해 노화를 늦출 수는 있지만, 싱그러운 청춘들 앞에서 ‘동안 외모’로 승부하려는 것은 무모한 도전이고, 가끔 처량해 보이기까지 하다. 그것은 그들의 나이에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자연의 세계에서도 짝짓기를 하는 젊은 시기가 가장 아름답다고 하지 않던가.


내가 생각하는 중년의 아름다움은 웃는 얼굴 표정을 따라 자연스럽게 잡힌 미소 주름이다. 링컨은 나이 40이 되면, 조지 오웰은 나이 50이 되면, 자기 얼굴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어렸을 때 외모는 대부분 부모의 유전자에 의해서 결정되겠지만, 나이가 든 중년의 모습은 자기가 살아온 모습을 반영하기 때문일 것이다. 성격이 불같고, 화를 잘 내는 사람은 얼굴 미간에 찡그린 주름이 깊게 잡힐 테고, 항상 웃는 사람은 눈가와 입 주변에 미소 주름이 잡힐 것이다. 온화하고 평온한 주름이 잡힌 중년의 얼굴을 본 적이 있는가? 정말 아름답다 못해 우아하기까지 하다. 이는 미스코리아 출전자들이 옆으로 활짝 웃는 “와이키키”식의 억지 스마일과 다른 품격과 우아함이 있다. 왜냐하면, 세월이 흘러서 자연스럽게 자리 잡힌 미소 주름은, 가식이나 숨김없이, 수년간의 세월 동안 그 사람과 함께 자리 잡아온 인품이 배어있기 때문일 것이다. 상대방을 무장해제시킬 수 있는 우아함까지 더해져서 말이다.


출처: 우아하게 나이 들기, Aging with Grace (www.alwayswellwithin.com)




섹시한 중년이 갖춰야 할 것 두 번째는 ‘너그러운 배려’ 일 것이다. 흔히 나이가 들면, 젊은 사람들에게 더 배려받고 싶어 지기 마련이다. 그래서일까? 나이 든 사람이 먼저 내미는 배려는 무언가 넉넉함과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배려는 누가 해도 섹시하고 멋진 일이다. 하지만, 가끔 젊은 친구들의 배려에는 다소 거칠고 어색함이 묻어 있을 때가 있다. 이에 비해 중년의 배려에는 완숙함이 느껴진다. 삶의 연륜에서 나오는 풍부한 경험이 가득하기 때문일 것이다.


몇 년 전, 내가 유모차를 끌고 쇼핑몰을 지날 때, 뒷사람을 위해 문을 잡아주던 친절한 대학생이 기억난다. 문을 스쳐 지나갈 때 감사인사를 했더니, 인사가 어색한지 시선을 어디에 둘지 몰라, 먼산을 바라보며 경직된 모습으로 언제 문을 놓아야 할지 민망해하던 모습이 기억난다. 지금 생각해도 순수한(?) 모습에 피식 웃음이 나온다. 비슷한 상황인데, 한 번은 나이 든 아저씨가 잡아준 뒷문에 '심쿵'한 경험이 있다. 앞서 가시다 자연스럽게 뒤를 돌아보시더니, 가방과 짐들이 주렁주렁 달린 유모차가 오는 것을 보시고는, 한쪽 문을 고정시킨 후 반대편 문까지 활짝 열어서 잡아주셨다. 뜻밖의 배려에 너무 감사하다고 인사했더니, 환한 미소와 목례로 답변 주셨다. 미안한 마음에 서둘러 문을 통과하려고 하자, ‘서둘지 않아도 돼요’라고 말씀 주시며 천천히 기다려주셨다. 상대방을 배려하면서도, 상대방이 미안해하지 않도록 그다음까지 배려받는 기분이었다. 이 모든 과정이, 더함도 덜함도 없이 매우 자연스러웠다. 뭐랄까. 그분 주위로 따뜻함과 섹시함이 넘쳐흘러나오는 것 같았다.




식당에서, 주차장에서, 운전할 때, 회사에서 협업할 때 등, 나이 많은 중년분들과 젊은 멤버들이 부딪힐 기회가 종종 생긴다. 그때, 무조건 나이가 많다고 해서 배려를 더 잘하는 것도 아니고, 나이가 많다고 존경을 해달라고 강요할 수도 없는 일이다. 일명 “꼰대”가 되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 내가 중년(이미 접어들었지만;) 나아가 노년이 되었을 때, 어떤 모습이 되고 싶은지 잠시 생각해본다. 깊게 파인 주름이더라도 잔잔한 미소가 잡혀 있으면 좋겠다. 나이가 들어서도 아등바등 젊은 사람들과 경쟁하는 게 아니라, 그들의 거침없는 에너지로도 채우지 못한 부분을, 자연스럽고 넘치지 않게 메꿔줄 수 있는 배려와 여유를 가진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중년이 되어서도 여전히 섹시하게 기억되는 사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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