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이름은 '기회'다
인생을 살다 보면 후회는 늘 따라온다.
하지만 이미 떠나간 것들은 되돌릴 수 없다.
우리는 종종 “그때 그 기회를 붙잡았더라면…”
하고 아쉬워하지만,
후회는 우리를 과거에 묶어 두는 사슬일 뿐
미래를 열어주지는 않는다.
중요한 건 흘러간 기회가 아니라,
앞으로 다가올 기회를 알아볼 눈과
그것을 움켜쥘 준비다.
그러나 마음은 종종 불안에 흔들린다.
“이미 늦은 건 아닐까?
다시는 기회가 오지 않는 건 아닐까?
기회가 나를 잊고 그냥 지나쳐 버린 건 아닐까?”
조급함이 밀려오고, 스스로를 채찍질하게 된다.
그럴 때 우연히 만난 고대 로마의 한 문장은
내게 큰 위로가 되었다.
Fortune knocks once at every man’s door.
행운은 반드시 한 번은 우리의 문을 두드린다.
짧은 한 문장이지만, 오래 마음에 울림을 남긴다.
마치 먼 길을 걸어오다 문득 들려온 노크 소리처럼,
이 격언은 우리에게 묻는다.
그 문이 두드려질 때,
나는 과연 그 소리를 들을 준비가 되어 있는가?
행운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그러나 모든 이가 그 문을 열어젖히는 것은 아니다.
삶이 뜻대로 풀리지 않는다고 해서
기회가 오지 않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금은 그 소리를 기다리며
체력과 지혜, 마음의 에너지를 모아야 할 때다.
준비된 자만이 문이 열리는 순간,
온 힘을 다해 기회를 붙잡을 수 있다.
이 진실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이
고대 그리스의 ‘기회의 신’ 카이로스(Kairos)다.
그의 조각상 밑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새겨져 있었다.
“What is thy name?
My name is Opportunity.
Why hast thou wings on thy feet?
That I may fly away swiftly.
Why hast thou a great forelock?
That men may seize me when I come.
Why art thou bald in back?
That when I am gone by, none can lay hold of me.”
“네 이름은 무엇이냐?”
“내 이름은 기회다.”
“왜 네 발에는 날개가 달려 있느냐?”
“내가 재빨리 달아나기 위해서다.”
“왜 네 이마에는 무성한 앞머리가 있느냐?”
“사람들이 내가 다가올 때 붙잡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왜 네 뒤통수는 대머리냐?”
“내가 지나가고 나면 아무도 나를 붙잡을 수 없게 하기 위해서다.”
기회는 오직 다가올 때만 잡을 수 있다.
한 번 지나가 버리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그래서 카이로스의 발에는 날개가 달려 있고,
손에는 저울과 칼이 쥐어져 있다.
기회는 빠르게 스쳐가기 때문에
우리는 순간을 분별할 눈과,
주저하지 않고 결단할 용기를 가져야 한다는 의미다.
생각해 보면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기회들이 나를 스쳐 지나가고 있을 것이다.
나는 그중 얼마나 알아차리고,
또 얼마나 붙잡았을까.
그래서 나는 바란다.
눈앞에 다가오는 진짜 기회를 볼 수 있는
눈과 지혜를 달라고.
기회가 아닌 것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마음의 에너지를 아껴 두었다가
정말 중요한 순간이 오면
내 몸과 마음을 다해 붙잡을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우리는 이미 흘러간 기회에 머물 필요가 없다.
중요한 것은 다시 올 기회를 위해
오늘을 준비하는 일이다.
언젠가 내 문을 두드릴 행운의 순간,
그리고 스쳐가는 기회의 앞머리.
그때를 위해
나는 오늘도 나를 단련하고 에너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