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시즌2〉가 인기다.
한 접시를 순식간에 완성해내는 솜씨도 놀랍고,
평범한 재료로 전혀 새로운 요리를 만들어내는
창의성과 기술에도 매번 감탄한다.
응원하게 되는 사람이 생기고,
그가 다음 라운드까지 살아남길 바라며
심장이 쫄깃해진다.
누군가 탈락하면
마치 내가 함께 경연을 치른 것처럼 마음이 아프다.
그런데 진짜 나를 울리는 순간은 따로 있다.
떨리는 손으로 마지막 고명을 올리는 순간,
마지막 1분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
결과를 기다리며 잠시 멈추는 숨,
심사위원의 한마디 앞에서
애써 붙잡고 있던 표정이 무너질 때.
그 짧은 순간들에
그 사람이 살아온 시간이 스치면서
나도 모르게 울컥한다.
일곱 살 딸이
요리 프로그램을 보며 훌쩍이는 나를 보며,
의아한듯 묻는다
“엄마, 배고파서 울어?” ㅋㅋㅋ
그러다 문득 생각해봤다.
왜 우리는 <흑백 요리사> 경연 프로그램을 보면서
감동하고 눈물을 흘리는 것일까.
아마도 그 안에
오래 숨겨두었던
‘인정받고 싶었던 마음’이
너무 솔직하게 드러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요리사는 예술가에 가까운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게 대우받지는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수많은 노동과 반복의 시간과
사람들의 입맛과 취향이 다른 만큼 평가도 냉정하다.
결국, 접시 위에 남은 결과만 평가받는다.
그래서 그들은 일반 대중의 취향으로 타협하던가,
아니면 자신만의 작품을 위해
더 진지해지고,
더 정확한 시선을 갈망하게 된다.
하지만, 그 길이 참 외롭고 고독했을 것이다.
그래서, 〈흑백요리사〉의 심사 장면이
유독 울리는 이유는
누군가의 시간을
누군가가 제대로 바라봐주는 순간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왜 이 선택을 했는지 알겠다.”
“이 요리에는 당신이 보인다.”
그 말 한마디에
참가자의 표정이 풀리고,
그동안 버텨온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갈 것이다.
그 순간 우리는
참가자를 타인으로 바라 보는게 아니라
우리 스스로를 겹쳐서 생각하게 된다.
어쩌면 우리 모두
그 자리에 서본 적이 있다.
잘해왔는지 확신이 없고,
누군가 단 한 번만이라도
제대로 봐주길 바랐던 시간들.
그래서 우리는
떨리는 손과 울음을 참지 못하는 얼굴 앞에서
함께 우는것이 아닐까.
누가 승리하든 중요하지 않다.
경연에 참가한 100인 모두,
자기만의 속도와 색깔로
잘 살아왔고,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크게 응원해주고 싶다!
그리고, 나 스스로에게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