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지금쯤
내 곁을 떠난 화려한 날들은
이미 저 언덕을 넘어
보이지 않는 언덕밑 아랫길을
걸어가고 있을 겁니다.
보내고 싶지 않았지만
그건 나의 바람이었을 뿐,
오월 라일락 향기처럼 와서
장미꽃처럼 활짝 피우더니,
이내 온다 간다 말도 없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보내는 법을 몰랐기에
우왕좌왕했고,
붙잡을 수 없음을 알았을 땐
이미 보이지 않았습니다.
승객들이 떠난 대합실
빈 의자들 사이로 저녁 바람이
남겨 두고 간 화려한 날들의 기억 끝자락들을
기억의 바다로 떠나는 조각배 위에
올려놓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