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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들 May 16. 2022

표적

언제가 힘껏 쏘아 맞힌 표적은

이제 남루해졌고

무디어진 촉은 방향을 잃었고


그럼에도 손에서 살을 놓지 못하는 것은

애써 떼기 싫은 옛정 때문인가

버리는 것을 아까워하는 찌든 인색함 때문인가

모든 것을 잃을지 모를 불안때문인가


모든 것이 당연하지 않음을

그것마저 원래 내것이 아니었음을

깨닫지 못하는 어리석음


나를 존재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표적이 없다면,

나의 의식은 어디로 향해야 하는가

삶은 무엇으로 의미를 얻는가


사라진 과녁 너머 먼 산 쳐다보니

쾌청하구나



나는 왜 자꾸 과녁을 정해서 내 자신을 묶으려 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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