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나무의 파격

by 서론

버드나무를 보노라면 강이 생각난다. 강바람에 휘날리는 가지는 티 없이 맑은 물속에서 나부끼는 수초 같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버드나무는 물을 좋아한다. 물에서 멀리 떨어진 버드나무를 본 적이 있었다. 그야말로 볼품없기 짝이 없는 몰골이었다. 맵시 있게 뻗어 나가야 할 가지들이 엉켜 성긴 덤불 같은 모습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렇듯 물과 버드나무는 상보적이다. 버드나무가 물이 있어야만 제대로 멋을 드러내는 것처럼 물 또한 버드나무와 어우러져 스스로 운치를 높인다.


물과 함께 표표히 흘러가는 버드나무는 그 생김새와는 매우 다른 삶을 살아간다. 버드나무의 일생은 몹시 짧다. 고작 30여 년, 사람에게도 짧다고 말할 수 있는 시간이다. 이 짧은 시간 동안 버드나무는 다른 나무들이 부럽지 않을 만큼 자라난다. 스스로 맹렬하게 불태워 남들이 수십 또는 수백 년에 걸릴 것을 순식간에 해치운다. 물과 어우러짐 속에서 불꽃마냥 맹렬하게 타오르는 삶, 이것이 버드나무의 파격이다.

작가의 이전글사흘을 모른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