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ofu Oct 01. 2020

 약물중독

과다복용


  충동적인 결심을 하고 많은 약을 먹었다.

 약물 자해는 처음이다. 처음이라 그런지 약물 부작용까지 찾아봤다. 우습다.

 레고와의 관계 지속과 나의 감정들을 조금 미뤄두고 싶은 마음에

‘자야 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레고는 본인의 빚이 많은 상태에서 월급의 80%를 빚 갚는 데 사용하고 있다.

 그 상황을 알면서, 하루 이틀 뒤에 돈을 갚겠다며 대출을 받아 빌려 달라 부탁해놓고 돈을 빌려주자 하루 이틀이 2~3달은  걸릴 것 같다는 직장 팀장.

그 말을 믿고 ‘돈에 쪼들리는 마음을 잘 알기에 빌려주었다.’며 있는 돈에

사채 대출을 받아 본인이 빚까지 연체되게 생긴 레고,

양쪽 이야기를 들어보니 한쪽의 거짓말에 어느 쪽이 진실인지 모르겠는 나.

 이 둘의 금전적 어려움의 이유는 도박이다.


 돈에 쪼들리는 그 마음을 안다는 이유로  무리해서까지 돈을 융통하고

 버릇처럼 지인에게 돈을 빌리려던 레고.

 예전에 나는 그 지인과 만나 다신 레고에게 돈을 빌려주지 말라고 부탁과 당부를 했으며

 나의 힘듬을 이해해준 그는 오늘 돈을 빌려달라는 연락이 왔다며 이야기해주었고

나는 그제야 이 사태를 알게 된 것이다.


지인은 우리 관계 속의 금전적으로 더 이상 관여하기 싫다며 돈을 빌려주지 않았고,

레고는 내가 무슨 말과 행동을 했기에 지인이 이러냐며 이야기 내내 화를 냈다.

조용히 지나갈 수 있는데 왜 일을 크게 만들어서 부모님이나 직장에 알게 한다며

 인상을 쓰고 행동은 격해졌다. 물건을 사달라고 조르는 어린애 같다.

지인에게 다시 한번 돈을 빌려보겠다며 이야기 한 뒤, 하루가 끝나가는

지금까지도 전화기는 꺼져있다.


나는 이런 생각을 많이 했다.

‘이 사람은 내가 돈이 없으면 우리 관계를 유지할까?’

‘나는 심적채움을 받고 싶은데 그는 왜  금전적, 육체적 채움만을 받으려고 할까?’

‘다른 이의 마음을 그렇게 배려하고 착하다 못해 미련한 그가

 나는 그에게 당연히 옆에 있을 듯, 소중하게 생각하지 못하는 걸까?’


많은 생각들을 했다.

나는 점점 ‘ 나는 이 정도면 할 만큼 했다’란 생각에 많은 사람들의  인정이 필요했다.

레고 어머니, 주치의, 주변인들은  헤어지고 더 이상 힘들지 말라고 한다.

그들이 나를 인정해주니 레고에 대한 집착 또한 힘이 적어진다.

하지만 그와 엉켜있는 2천만 원이 넘는 금액은 끈적거린다.



약을 다량 먹으니 겁쟁이라서 가슴이 쿵쾅 거린다.

 다소 무섭기도 하고 얼마나 잘 수 있을지 궁금하다.

샤워하고, 잘 정돈된 침대 위에 햄릿의 여인ㅇ 오필리아처럼

죽음을 선택했거나 선택당했던 그 여인의 마음으로 나는 침대에 누었다.

직면 회피 집착 애타게 찾아다니던 그 감정들을 잠시 뒤로 미루었다.


잠이 든다.















 

작가의 이전글 감정 장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