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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fu Oct 15. 2020

당신은 이상하지 않아요

그럴 수 있어

 

 나는 인스타 그램에서 ‘두부’라는 필명으로 나의 우울함과 불안함, 감정 장애를 일상과 함께

 써 내려간 글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인스타가 추천해주는 사용자나 업데이트되는 피드들을 보면 대부분 힘들고 우울해한다.

 가끔은 감정조절이 힘들어 자신을 해하거나 죽음을 암시하는 글도 보인다.


 그들은 그러한 마음을 가지고 태어났거나 자라나는 환경에서 그렇게 형성되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그들이 느끼는 감정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그럴 수 있다.

 가끔 힘든 감정이 오기도 하고 길게도 올 수 있다.


피드를 쭉 내리다 보면 모든 이들의 절규를 듣는 거 같다.


이들을 위해 가족은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이들을 위해 주변인들은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이들을 위해 국가는 어떤 복지 혜택과 의료 혜택을 제시해 줄 수 있을까?

얼마나 더 국민이 죽어나가야 그들을 보려 할까?


감정 장애를 겪고 있는 이들은 사회적 시선이 두려워 가족이나 주변인들에게

투병 중임을 숨기다가, 마지막 선택을 내리기 직전, 혼자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이 들 때에야

이야기한다. 그때의 그는 많이 지쳐 누구든 도와주기를 원할 것이다.

 본인의 병을 인지하고 치료받기 위해 심리 상담이나 병원에 정기적인 진료를 간다고 해도

비보험 부분과 비싼 치료비에 마음의 고통과 경제적 부담 또한 환자 본인의 몫이다.

나도 그 마음을 잘 알고 나 또한 그렇다.



하지만 어느 때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귀여운 피드들이 올라온다.

이들은 작은 것에도 따뜻함을 느끼거나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을 가진 이들이다.



나와 같은 마음의 결과 병을 가진 이들은 마음에 옷걸이가 많은 거 같다. 그래서 다양한 감정들을 걸어둔다. 우울, 불안 , 절망, 사랑스러움, 작은 것에도 상처 받은 마음 또한 걸어둔다.


옷걸이가 많이 없어 많은 감정을 걸어두지 못하는 이들은 시샘하듯, 나를 정상의 범주에서

밀어내려 한다. 그래서 나는 다른 이보다 많은 감정과 상처를 받는 내가 잘못된 것인 줄 알았다.


내가 이상한 사람이구나.’

내가 평범하지 못하구나.’

나 비정상인가 봐.’



이 생각들은 유독 옷걸이를 무겁게 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은 안다. 이게 그냥 나이고 인정해야 한다.

감정을 조절하는 법을 몰랐던 것이다.


 주변에 이렇게 모든 문제를 본인의 문제로 만들어 나 자신을 깎아내느라 에너지를 쓰는 사람들에게 내 주변에는 없던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당신은 정상입니다.’

당신은 이상하지 않고 당신의 삶을 살고 있는 겁니다.’

그럴 수 있어요.’


 일상의 유지가 힘들다면 병원에 가면 돼요,

 아픈 것이지 나 자신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아 줘요

 본인의 탓을 하지 마요.

 병원비로 가족들에게 피해를 준다고 생각 마요.

 당신도 당신의 가족이 아프면 그렇게 할 거잖아요?


 내 주변에는 이런 말을 해주는 이가 없어서 나는 나 자신을 자기 비하하고 자책하며

이상한 것은 아니라는 결과를 내는 데만 7년이 걸렸다.

 하지만 인지를 하고 있다고 해서 안 힘든 건 아니다.


 다만 무너질 때, 그 생각만 해줘요

 나는 이상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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