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ofu Oct 22. 2020

다 너 잘되라고 하는 이야기야

언어적 폭력, 당신은 어떠신가요?


 사람은 각자의 마음에 상처 하나씩은 품고 살아간다.

 

가해자는 ‘너를 위해서’ ‘너 잘되라고’ 등의 이쁜 마음인 양 포장해, 피해자의 마음속에 언어폭력을 던지다.


이 포장 때문에 상처 받은 피재하는 있는데 가해자는 없다.

상처 받은 피해자는 있는데 화낼 대상이 없고 상처를 치료해 줄 사람도 없다.


상처가 된 언어적 폭행은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그 상처가 연해지지 않는다.

오래된 상처는 상처를 깊게 만들고 마음의 병을 만든다.


하지만 주변 사람이나 가족은 ‘이제 그만 잊어’라고 한다.

나는 아직 진행형인데 정작 상처를 준 이들은 왜 과거형일까?


그게 언제의 일인데 아직도 기억하고 있어 좀 잊어’

너만 힘들어? 다 힘들어 그렇게 살아’

다 너 잘되라고 이야기한 거잖아. 부모로서 그런 이야기도 못해?’


주변에 나의 상처를 내보이면 내가 속이 좁은 사랑이 된 듯, 아직도 기억한다며 타박한다.

그 타박은 또 다른 상처를 만들고 결국 나 자신을 탓하게 된다.


내가 예민한 걸까?’

내가 과민하게 반응하는 걸까?’

내가 생각이 좁은 걸까?’

내가 이상한가 봐...’


만약 내가 받은 언어적 폭행에 대해 사과를 받는 다면?


과거의 그 사람과 현재의 그 사람.

시간이 많이 흘러도, 그대로인 나의 상처에 대해 가해자가 사과를 하다.

나는 그 상처에 대한 사과를 받아줘야 할까?


나는 아직 진행형인데, 나를 위해서라도 사과를 받아들여야 할까?


싫다.


술 먹고 집에 들어왔다는 이유로 나의 머리를 발로 밟아버린 그.

자신이 화가 나면 다양한 욕으로 나에게 공포감을 준 그.

내가 몸을 함부로 굴린다고 의심하는 그.

15년째, 외도 중인 그.

그 사실을 내가 알고 있다는 걸 모르는 그.

내가 보험 가입을 한다고 하자, 외도녀의 보험회사를 권한 그.

또 가입해준 나.


나이가 들어 체구도 작아지고 쪼글쪼글해진 그가 미운데

마음 편히 미워도 할 구 없고 안쓰럽다.

이 감정은 정말이지, 애증이다.


나의 상처는 그대로인데 이걸 무엇으로 치료해야 하는 걸까?


나만의 경우가 아니다.

언어적 폭력의 피해자를 찾는다고 하자, 많은 분이 본인의 경험담을 보내주셨다.


개인의 가정환경, 대인 관계, ‘옳고 그르다’라는 가치관은 사람마다 다 다르다.

하지만 본인의 생각과 가치관을 강요하며 퍼붓는 언어적 폭행이 잘못이라기보다

훈육으로서 자녀나 후임, 후배 등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주었다고 생각한다.

이건 단단한 생각의 오류다.


당신이 무심코 뱉은 말이, 다른 이에게는 평생을 떠안고 살게 될 수 있다.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주기 위함이라 포장한 언어적 폭행은 접어두고

힘든 그가 진심으로 원하는 한마디 해주는 건 어떨까?






작가의 이전글 하루 2~3번 , 셀프 위세척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