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ofu Dec 09. 2020

피곤하세요?

정신적, 경제적 피로도와 신체적 피로도의 상관관계

나는 병원에 자주 가는 편이다.

병원에 가면 종종 ‘피곤하신가 봐요?’란 이야기를 듣는다.


콧속이 많이 부어있어서 두통이 심한 가봐요.

많이 피곤하면 수액 맞으러 오세요.’

잇몸이 많이 부어있어요. 피곤하신가 봐요.’


현재, 나의 기준에 신체적 피로도를 느끼기에 편안한 상태라고 착각을 했다.

정신적, 경제적 피로도는 별도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나는 신체적 피로도의 기준이 있다.

종일 육체노동을 한 다음 날, 손이 움켜쥐지 않을 정도로 손이 부어있을 때,

어제 많이 힘들었구나.’ 생각한다.

호텔조리 업계에서 일했던 터라, 10년을 그렇게 살았다.


오늘 주치의와 상담이 있는 화요일, 주치의에게 말했다.


저는 신체적으로 힘들지 않은데 주변에서 힘들어 보인다고 이야기해요.’

‘이런 정신적 힘듦에 아파하는 제가 나약한 것 같고 살만한 상황에서의

두정인 것 같아 저 자신이 한심해요..’


주치의는 신체적 피로도와 정신적, 경제적 피로도는 비례하며

충분히 힘든 상황이라며 힘들어해도 괜찮다고 따뜻하게 이야기해주었다.


나는 누군가에게 허락, 동의를 얻어야만 아플 수 있는 사람이라

그의 말에 한참 눈물을 흘렸다.


현재, 레고의 도박 빚에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심해요.

이번 주 병원비도 없어 간신히 구할 수 있었어요.’


곧 이사를 해야 하는데 마땅한 곳이 없어요.’


심리적 불안에 생을 마감하려고 시도했었어요.’


이 상황을 주치의에게 이야기하자, 그는 말없이 병원비를 할인해주었다.

고마웠지만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웃픈’ 상황이었다.


그에게 입원을 권유받았다.

폐쇄병동에 입원해본 터라, 새방 병동에 입원할 수 있으면 그렇게 하겠다고 했지만

개방 병동의 경우, 24시간 보호자가 옆에 있어야 입원이 가능하다는 말에 포기했다.


언제쯤, 신체적, 정신적 피로도가 떨어질까?

게임처럼 포션을 마시면 채워졌으면 좋겠다.







작가의 이전글 아프지만 정신과에 못 가는 당신에게 쓰는 편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