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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fu Dec 05. 2020

아프지만 정신과에 못 가는 당신에게 쓰는 편지

정신과에 가야 하는 이유


 처음 정신과에 갔을 때 나의 목표는 1년 안에 ‘완치’였다.

 우울한 감정을 없애려 했다. 우울증을 없애려 했다.

어리석은 생각이었다.


누구에게나 감정은 있다.

일반적인 감정은 신체적 불편과 고통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우울증 환자에게 감정이란 통제할 수 없어,

‘일상생황 유지’까지도 힘들게 만든다.


감정이 언제 변하고, 어떤 감정이 들지,

통제 못하는 감정이 언제 찾아올지 몰라 불안하다.

24시간 긴장 상태인 것이다.


‘감정’은 누구에게나 있다.

완치로 가는 길은 감정을 없애는 것이 아닌 이 감정을

어떻게 통제하고 다룰 것인가, 길들일 것인가 하는 것이다.


강형욱 훈련사님처럼,

나도 나, 자신의 반려 감정을 다루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래야, 돌발 행동을 하는 나의 반려 감정을 통제할 수 있다.


감정을 항상 참고 억누르면 안 된다.

수많은 감정이 가슴속에. ‘테트리스’처럼 쌓이다 보면

놓을 공감이 점점 없어져 ‘game out’ 문구가 뜬다.

그다음, 나의 삶은 회색빛이 되어버린다.

회색빛이 된 나는 나도 무섭다. 즉흥적인 행동과 생각은

머리라는 작은 공각에 꽉꽉 차서 언제든 나갈 준비를 한다.


나, 자신의 세계에 빠지면 진짜 ‘감정’을 외면한다.

진짜 감정을 아는 것이 자신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해결책이지만,

부정적인 나는 쉽게 외면해 버린다. 답이 아닌 것 같다.

그럼 방법은 없는 것 같고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감정을 외면한 ‘나’는 신체적 증상을 보내기 시작한다.

이 증상만을 보고 나의 마음은 정신의 아픔보다는 신체적 아픔이라고

믿게 된다. 아니 믿고 싶어 한다.


‘어? 나 위가 아픈 거였나? 내시경 받아야겠다.’

‘옆구리 통증이 심한데 내과에 가봐야 하나?’

‘두통이 너무 심한데, 두통약이라도 먹어보자’


마음속의 나는 내가 감정적으로 힘들걸 알지만 계속 외면한다.


나의 진짜 감정을 직면하고 응시하는 것은 어렵고 아프다.

무섭다. 고통스러운 과정은 오랜 시간 반복해도 적응되지 않는다.


하지만 나 자신을 마주 보고 나아가야 한다.

마주 보는 것이 고통스럽고 아프기에 주치의와 상담하고 증상에 알맞은 약을 먹는 것이다.

직면의 용기를 위해 약에 도움을 받는 것이다.

맨 정신에 상처 받으면 얼마나 아프겠는가.

마취 없이 수술하는 환자나 다름없다.


다른 이의 시선이 무서워서, 편견이 싫어서.

사람들이 내가 정신적으로 아픈 것을 알까 봐,

내가 정신적으로 아픈 걸 인정하기 싫어서


병원에 가기 주저하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

본인을 위한 이기적인 선택을 해야 할 때이다.

더 이상 혼자 아파하는 것은 접어두고 주치의의 손을 잡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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