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ofu Dec 27. 2020

우울증 환자의 약물 부작용

우울증 환자의 약물 부작용 좌불안석증


흠... 이 불안감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한숨부터 난다.

요즘 2시간에 한 번씩 일어나 시간을 확인하고 자는 행동을 한다.

출근하는 건 레고인데 백수인 내가 시간을 왜 확인하는 것 일까?


아침부터 느낌이 좋지 않았다. 일어나자마 아침 약과 알프람정을 한 알 삼켰다.

항상 먹긴 하지만 아침 약은 나를 안정시켜주지 못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내 안에 소용돌이가 쳤다. 또 시작이다. 가만히 있지 못했다.

좌불안석증이다.


좌불안석증


항정신병 치료제의 부작용으로 기분은 괜찮은데 가만히 있지 못한다.

이러한 증상은 걷거나 운동을 하면 줄어들기 때문에 끊임없이 다리를 움직이거나

자세를 바꾸고 제자리에서 걷거나 주위를 배회하는 행동을 보인다.

밤에 증상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고 수면장애를 일으킨다.

환자는 자신의 질환이 악화한 것으로 오인하여 절망하지만 치료가 가능하다. [지식백과]


어느 것 하나 나의 이야기가 아닌 것이 없다. 나는 집에 있을 수가 없다.

집이 없는 사람처럼 정처 없이 돌아다니다 보니 근육통까지 생겼다.

몸에 근육통이 심해도 운동을 하러 간다.


오늘도 그런 날이었다. 카페에 갔다가 가만히 있을 수 없는 간질거리는 마음에,

금세 카페에서 나와 헬스장을 찾았다.

하지만 오늘은 증세가 더 심해서 운동조차 집중할 수 없었다.

안 되겠다 싶어 운동을 마무리하고 탈의실에 들어서자, 눈물이 흘렀다.

불안한 마음에 손이 떨렸다.


순간 주치의의 말이 떠올랐다.


두부 씨, 너무 힘들면 약을 과잉 복용하지 말고 응급실로 오세요.’


나는 다량의 약을 먹고 잠을 자야겠다는 생각만 되풀이했다.

그래서 오늘은 응급실을 가야 할 정도라는 판단에 병원에 전화를 했다.


응급실 직원은 정신과 진료로 병원에 가고 싶은데 주치의가 있는지

확인해달라는 말에 ‘그럴 수 없고 아프면 그냥 오세요’라며

퉁명스러운 말투로 전화를 끊었다.

폐쇄병동에 직접 전화를 걸어보았지만 그쪽도 마찬가지였다.



믿었던 끈이 끊어진 느낌이었다. 응급실은 가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와 알프람정 3알을 먹었다.

알프람정 3알은 사람보다 안정감을 주었고 상태를 호전시켰다.

잠을 3시간 정도 자고 일어났다. 드디어 마음에 안정이 찾아왔다



나를 좀 먹는 우울증과 1달째 시달리는 좌불안증은 ‘입원’이라는

선택을 해야 한다는 암묵적 압력으로 나를 누른다.



작가의 이전글 감정 나이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