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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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주 화요일 상담심리치료[pt]를 받으러 간다.
이번 주에는 유난히 눈물을 많이 흘려서
무엇을 말했는지 잘 기억도 안 나고, 횡설수설한 나만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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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저 정말 힘든데 차라리 피라도 철철 흘러서
사람들이 ‘너 아프구나’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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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수많은 제가 높은 건물에서 떨어지고
날카로운 것만 보면 나를 해하고 싶거나,
차를 타고 가다 보면 교통사고가 나길 바라고 있는
저를 발견해요.
저의 세상, 저의 천장과 바닥은 온통 어두움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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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에 가려고 약을 모으고, 한 번에 먹어서
눈에 보이는 이상이, 아픔이 생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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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의 힘듦을 안고 사는데 다들 그렇게 산다고
이야기해요. 저의 마음을 잘 들어주시는 주치의 선생님조차
“일상을 유지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란 이야기를 하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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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아주 답답했어요. 얼마나 힘들어야 이 사람들이
내가 위급하다는 걸 아는 걸까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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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어제 약을 먹을 날을 정했고 부모님의 전화에
많이 울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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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제가 얼마나 힘든지 나타내는 게 입원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주치의 선생님, 당신에게 저의 힘듦을 부정당한 것 같아
많이 힘들었어요. 그런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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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 씨, 우리가 입원하는 목적을 찾으려 했고,
2주 동안의 저의 빈자리가 두부 씨의 감정을 흔들어놓았을 거란
생각에 그렇게 이야기했는데 그렇게나 힘들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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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입원에 대해서 잘 생각해봐요.’
‘언제가 좋을 것 같아요? 현실적으로 지금 가능한 시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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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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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를 정해서 입원하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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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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