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나무

by 엄서영



< 가을 나무 >





가시렵니까

뜨거웠던 날들로

붉게 타오른 채로

그렇게 훌훌


나는 아직

하늘을 향해 두 팔 들어

우리의 마음을 기원하는데


어느 사이 인연은

메마른 바람 따라 훨훨 떨어져 내려

앙상한 염원만 남았습니다


눈물도 바람에 말라 버렸는지

슬프지도 않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무성했던 나의 일부여

푸르렀던 지난날들이여


나는 이 자리에 서서

다시 돌아올 연둣빛 꿈을 위해

혹독하고야 말 겨울을

기다리겠습니다







- [그래도 인생은]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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