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아기를 낳았을 때도 나는 여전히 내가 주도적으로 공부를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었다. 왜냐하면 사위가 육아휴직을 하고 같이 아기를 돌보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리고 실제로 몇 달간은 외손자보다는 공부에 집중하면서 나의 시간을 고집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나의 집중력은 흐트러졌고 공부는 산만해져 갔다. 아기가 자랄수록 할머니를 알아보게 되고 나는 점점 나만의 시간을 고집한다는 것이 야박한 심보인 것처럼 느껴지는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그다음은 시간이 있을 때에도 더 이상 공부에 집중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그리고 결국에는 손을 놓아버렸다.
딸은 지금 조금씩 짐을 싸면서 캐나다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아기는 돌을 지났고 아직 말은 못 하지만 가족들과 의사소통은 가능할 만큼 자랐다. 그만큼 더 할머니와 할아버지에 대한 애착도 커진 것 같다. 정든 할머니 할아버지와 헤어져 낯선 캐나다에 가야 한다는 것이 걱정이 되지만 그 또한 잘 적응하며 성장해 나갈 것이라 믿는다. 딸은 2월에 캐나다로 떠날 예정이다. 나의 공부도 그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을 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