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도 많지

by 엄서영

다 늙은 나이에 왜 이리 공부를 한다고 고생을 하는 걸까

요즘 공부가 너무 힘들다 보니 나도 모르게 푸념이 나오고 나 자신에 대한 회의마저 들기도 한다

커다란 산처럼 눈앞에 버티고 있는 저 학문이라는 산등성이를 내가 과연 넘어갈 수 있을까

나이 들어 체력도 딸리고 기력도 딸리고 기억력도 딸리는데 정말 해낼 수 있을까

그런 생각에 깊은 외로움에 잠기기도 한다


하지만 정신을 차려 다시 생각해 보면

요즘 나이로 아직 70도 안되었으니 그렇게 늙은 것도 아니다

게다가 억지로 생계를 위해 일을 하는 것도 아니다

어려서 그렇게 하고 싶던 공부를 이제라도 하게 된 것이 얼마나 좋은 일이랴

사는 건 누구에게나 힘든 일이다

나에게는 나에게 주어진 인생, 내가 짊어져야 할 삶이 있는 거다.

누가 억지로 시킨 것도 아니고 내가 스스로 선택한 길 위에서 주저앉아 울 수만은 없다


생각해 보면 참 복도 많지.

어떤 사람들은 일 복이 많고

나는 공부 복이 많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무심으로 공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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