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 노래하는 시인

by 엄서영

어제저녁 조용필 콘서트를 TV에서 보았다

고척돔에 가득 찬 팬들이 흔드는 야광봉만 해도 약 10만의 인파가 몰린 듯 화려했고 고척돔을 마치 하나의 행성처럼 느끼게 만드는 우주의 쇼가 펼쳐졌다

광대한 스케일의 무대와 고척돔이 좁다 하고 꽉 채운 인파들의 손에서 빛의 물결들이 일렁거렸다

그러나 그보다 더 흥미롭고 재미있었던 것은 관객들의 존재감이었다.

그들은 20대도 30대도 40대도 아닌 60, 70대들이었다. 노안의 얼굴에 흰머리와 대머리, 그리고 주름으로 쳐진 얼굴들이었지만 얼굴엔 감동과 흥분과 기쁨이 가득해서 손을 흔들며 힘껏 노래를 따라 부르며 심지어 눈물까지 흘리는 모습이었다


조용필의 주옥같은 노래들이 불려질 때마다

나도 젊은 시절이 생각나곤 했다


< 꿈 >


화려한 도시를 그리며 찾아왔네
그곳은 춥고도 험한 곳
여기저기 헤매다 초라한 문턱에서
뜨거운 눈물을 먹는다


머나먼 길을 찾아 여기에 꿈을 찾아 여기에
괴롭고도 험한 이 길을 왔는데
이 세상 어디가 숲인지 어디가 늪인지
그 누구도 말을 않네


사람들은 저마다 고향을 찾아가네
나는 지금 홀로 남아서
빌딩 속을 헤매이다 초라한 골목에서
뜨거운 눈물을 먹는다


저기 저 별은 나의 마음을 알까 나의 꿈을 알까
괴로울 땐 슬픈 노래를 부른다
슬퍼질 땐 차라리 나 홀로 눈을 감고 싶어
고향의 향기 들으면서


저기 저 별은 나의 마음 알까 나의 꿈을 알까
괴로울 땐 슬픈 노래를 부른다
이 세상 어디가 숲인지 어디가 늪인지
그 누구도 말을 않네


슬퍼질 땐 차라리 나 홀로 눈을 감고 싶어
고향의 향기 들으면서
고향의 향기 들으면서


이 < 꿈 >이라는 노래는 80년대의 객지생활하는 가난한 젊은이들의 마음을 대변한 노래라고 할 수 있다. 학벌도 집안도 내노랄 것 없는 젊은이들의 꿈에 대한 슬픔과 안타까움이 잘 녹아있다

그래서 그런지 이 노래를 부르며 눈물 흘리는 6070들의 모습이 화면에 많이 잡혔다

물론 나도 가슴이 뭉클해지면서 지나온 세월들이 스쳐 지나갔다


이렇듯 조용필의 노래는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한 명곡이 많이 있다


< ​어제, 오늘, 그리고 > (1985, 7집)

​어떤 날은 웃고 어떤 날은 울고
또다시 울고 울면서
어떤 꽃은 피고 어떤 꽃은 지고
또다시 지고 있네


​오늘 찾지 못한 나의 알 수 없는 미련에
채울 수 없는 아픔으로 인하여
여기 길 떠나는 저기 방황하는 사람
우린 모두 같이 떠나가고 있구나


끝없이 시작된 방랑 속에서
어제도 오늘도 나는 울었네
​어제 우리가 찾은 것은 무엇인가
잃은 것은 무엇인가 남은 것은 무엇인가
오늘 우리 게 찾을 것은 무엇인가
잃을 것은 무엇인가 남길 것은 무엇인가


​어떤 날은 웃고 어떤 날은 울고
또다시 울고 울면서
어떤 꽃은 피고 어떤 꽃은 지고
또다시 지고 있네


​오늘 찾지 못한 나의 알 수 없는 미련에
채울 수 없는 아픔으로 인하여
여기 길 떠나는 저기 방황하는 사람
우린 모두 같이 떠나가고 있구나


끝없이 시작된 방랑 속에서
어제도 오늘도 나는 울었네
​어제 우리가 찾은 것은 무엇인가
잃은 것은 무엇인가 남은 것은 무엇인가
오늘 우리 게 찾을 것은 무엇인가
잃을 것은 무엇인가 남길 것은 무엇인가



이 노래를 들으면 누구나 삶과 인생에 대해 저절로 생각해 보고 공감하게 되는 명곡이라 할 수 있다

끝없이 꽃이 피고 지듯이 생명 또한 태어남과 죽음이 반복되지만 과연 그 의미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은 아직

아무도 답을 찾지 못한 인간에게 주어진 숙제이기도 하다


이렇듯 그의 노래는 깊은 철학적 질문을 던지면서도 누구나의 마음속에 스며들어 공감을 일으킨다

이런 뜻깊은 가사들을 처량한 발라드나 오페라 같은 무게로 부르지 않고 독특한 음악의 장르로 표현했다는 것도 또한 그의 위대함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의 삶은 평범한 행복이 허락되진 않았던 것 같다. 그는 늘 고독했고 <킬리만자로의 표범>처럼

가파른 산기슭을 홀로 기어오르며 고독과 악수하는 삶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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