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의 끝에서

by 엄서영

오늘 추석연휴를 끝내며 남편과 함께 기장 바닷가에 있는 카페를 다녀왔다

이 카페는 남편과 한 달에 한 번 정도 나들이 삼아 찾아가는 곳인데 차와 베이커리도 수준급인 데다가 무엇보다 카페 자체가 바닷가를 안고 있어서 바닷가로 이어진 둔덕 곳곳에 앉아 바닷바람을 즐길 수도 있으며 바다로 직접 내려가서 바닷물에 발을 담글 수도 있다

바닷가로 직접 가지 않더라도 카페에 앉아 수평선을 바라볼 수도 있고 먼 수평선 위를 지나가는 거대한 바지선이나 선박도 볼 수 있다. (우리는 저 배들이 일본으로 가는 걸까 울산으로 가는 걸까 하고 생각해 보기도 한다) 어쨌든 이 카페에 들어서면 바닷가의 소나무사이로 보이는 바다물결과 파도, 그리고 갈매기와 여러 새들이 날아다니는 모습은 덤이다. 더 자세히 관찰하면 물 위를 헤엄쳐 다니는 여러 물새들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차가 밀릴 것을 대비해 오전 10시에 오픈하는 시간보다 조금 이른 시간에 맞춰 아침 8시 반쯤에 출발하면 9시 반쯤 도착하는데 오는 도중에 광안대교를 지나며 드라이브하는 기분도 좋다.

오늘도 카페에 들어와 빵 4개를 고르고 아침이라 따뜻한 아메리카노 2잔을 시켜서 자리에 앉아 창 밖을 바라보며 숨을 돌리고 우리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우리가 살아온 지난날들의 이야기, 젊었을 때는 미처 몰랐던 것들, 나이 들어보니 알아지는 것들, 추석을 보내며 새롭게 느껴졌던 것들, 남들과 할 수 없는 자식에 대한 이야기, 손주에 대한 사랑 등등

어쨌든 우리에게 주어진 오늘에 감사하며 서로의 존재의 소중함을 서로 가슴에 담았다

새로울 것 없는 이야기들이었지만 이렇게 가끔씩 바다의 푸른 물결과 바람과 함께하는 시간이 마음을 새롭게 하는 것 같았다

태풍이 온다는 소식 때문이었는지 오늘따라 파도가 바위에 더욱 크고 세차게 부딪혀 부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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