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

by 엄서영

남편의 담낭의 발병은 초음파와 MRI 사진에서 2cm의 혹이 발견되었기 때문인데 문제는 이 혹이 단순한 혹인가 아니면 악성종양인가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담낭의 혹은 외부에서 조직을 채취할 수 없고 반드시 수술을 해서 혹을 떼어봐야만 조직검사를 할 수가 있기 때문에 수술이 필수라고 했다.

남편을 진료했던 담당의사는 보통의 담낭의 혹은 동그랗게 생겼는데 남편의 담낭의 혹에는 뿔 같은 것이 두 개가 나와있기 때문에 암일 확률이 훨씬 높다고 말했다. 그래서 우리는 부디 암이 아니고 단순한 혹이기를 바라면서도 그것은 그저 희망사항일 뿐 거의 암일 거라고 생각을 했었다.

의사는 수술방법에 대해 설명하면서 처음엔 복강경으로 배에 구멍을 세 개 뚫어서 담낭을 떼어낸 뒤 조직검사를 하고 암이라고 판명이 나면 구멍을 두 개 더 뚫어서 주변의 암조직들을 긁어내고 그래도 말끔해지지 않으면 그다음엔 아주 개복을 해서 전체적으로 더 깔끔하게 해내야 한다고 했다.

수술시간은 단순한 담낭의 수술일 경우엔 2시간 정도

이지만 암이라면 6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했다.

수술날 응급환자가 있다고 해서 기약 없이 지루한 기다림 후에 마침내 수술실로 들어가는 남편을 보내며 부디 수술이 오래 걸리질 않기를 실낱같은 희망에 기대면서 대기실에 앉아 있었다. 대기실에는 한 글자가 별표 처리가 된 환자들의 이름과 수술 중이라는 화면이 떠있었다. 남편의 이름은 맨 위에 있었다. 화면이 바뀌면 다른 환자들의 이름과 회복 중이라는 글자가 보여졌다.

수술실에서는 가끔씩 방송으로 환자의 보호자를 부르며 수술실 앞으로 오시라 했고 그러면 보호자들이 뛰어가서 수술이 끝나고 나오는 환자들의 얼굴을 걱정과 안도가 섞인 표정으로 살피며 함께 병동으로 이동한다

남편의 수술이 시작된 지 2시간쯤 지났을까 수술실에서 회복 중도 아닌 남편의 이름을 불렀다. 급히 뛰어가니 담당의사가 나와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조직검사를 해보니 암이 아니고 선종이었습니다. 그래서 담낭만 잘라내고 수술을 마무리했습니다.

수술은 잘 됐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나는 귀를 의심할 정도로 깜짝 놀라고 기뻐서 탄성이 나왔다. 암이 아니라니!

너무 다행하고도 감사했다. 그동안 나를 짓누르고 있던 무게들이 다 날아가고 마음이 깃털처럼 가벼워지는 것이 느껴졌다.

선종이란 암으로 되기 직전의 형태라고 한다.

의사도 암이라고 예상하고 암수술을 위한 모든 준비를 했었다고 한다. 그런데 암이 되기 직전의 선종이라니

이 아니 행운이고 천운이 아닐까 보냐!

감사합니다!

나와 남편은 입원할 때 중환자실에 들어갈 것과 입원기간이 길어질 것을 고려해서 여러 가지 짐을 가져왔었지만 수술이 단순해짐에 따라 입원기간도 짧아졌다. 병원에서는 단순 담낭수술일 경우에는

입원기간이 2박 3일인 것이 매뉴얼이라며 당장 내일 퇴원할 것을 재촉하였다. 하지만 남편은 수술이 끝난 후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고 있어서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다음날이 되니 남편의 통증은 반감되었고 시간마다 통증이 줄어들어 정말 2박 3일 만에 싱겁게 퇴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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