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발병

by 엄서영

남편은 평소에 병원을 멀리하고 사는 사람이었다.

어지간해서는 약도 안 먹고 버티는 막무가내 같은 사람이었다.

그런데 내가 암진단을 받고 나자 갑자기 겁이 덜컥 났는지 건강검진을 받겠다고 했다. 그리고 서둘러서 병원에 가서 복부초음파를 찍었는데 담낭에서 혹이 발견된 것이었다. 2cm 정도 크기인데 아직 쓸개 밖으로 튀어나오진 않았으니 서둘러서 수술을 받으라는 의사의 권고였다.

다시 큰 병원에 가서 CT와 MRI를 찍으니 혹이 암인지 아닌지는 수술을 해서 조직검사를 해봐야 알 수 있지만 혹의 형태로 보아서는 암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그래서 입원날짜와 수술 날짜를 급하게 잡고 남편은 거의 멘붕이 오다시피 하였다

당장 남편이 없으면 안 되는 사업이라든지 여러 가지 일들과 자신이 암일 수도 있다는 사실에 상당히 놀라고

어쩌면 죽을 수도 있다는 극단적인 불안까지 느끼며 힘들어하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성을 찾고 지금은 차분히 수술받을 날을 기다리고 있다. 나도 남편의 간병을 위해 다시 병원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남편은 앞으로는 병원과 친해질 것 같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쪽방촌의 겨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