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세에 처음 배우기 시작한 자전거는
나에게 즐거움 그 자체였다. 초보 연습
기간이 끝난 후 나는 산악자전거와 헬멧,
유니폼을 사서 입었고 동호회에도 가입
하였다.
동호회에 가입한 후에는 주변의 백양산,
장산 등은 물론이고 부산에서 기장,
울산, 통도사, 범어사, 양산을 넘나들었다.
점점 실력이 쌓이고 나서는 동호회를
그만두고, 혼자 아침마다 집에서 왕복
15km가 되는 광안리를 다녀오는 것이
하루 일과였다.
광안리를 가는 길은 온천천과 수영천을
지나서 가야 했는데, 온천천에는 맑은
물이 흐르고 가을에는 코스모스와 갈대
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나를 반겨 주었다.
수영천에서는 이름 모를 물고기들이
물 위로 뛰어 오르곤 했다.
그렇게 즐겁게 달려서 광안리 바다에
도착하면 우람하게 버티고 선 광안대교
밑으로 드넓은 바다가 수평선 끝까지
펼쳐져 있고, 바다 위에는 물새들과
빛나는 윤슬들이 물결 위로 반짝거렸다.
나는 그 바닷가에 앉아 수평선을 바라보며
바다처럼 깊은 인생에 대해 생각했다.
나는 내가 자전거를 그만두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다. 그것은 오롯한
나의 즐거움과 기쁨이었기에, 놓칠 수
없는 삶의 일부분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저녁이 되면
눈이 빠져 버릴 듯한 안압에 시달렸고
도저히 견디기 힘든 고통이 되었다.
안과에 가면 아무 이상이 없었고
다른 병원에 가도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런데 자전거를 타지 않는 날은
아프지 않았다.
그렇게 자전거를 안 타게 된 지가
벌써 10년이나 된 듯 하다. 자전거는
창고에 먼지가 쌓인 채 처박혀 있고
나는 자전거를 타고 달렸던 길을
지날 때마다 아쉬운 추억을 떠올리며
아스라한 쓸쓸함에 잠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