知天命이라는 잣대

by 엄서영


사람들은 보통 40세에 이르면 인생의

마디에 걸린 것처럼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것 같다.


나도 그랬었다. 40세가 되었을 때,

지금까지 살아온 나와, 앞으로 살아갈

나의 모습을 부둥켜안고, 막막함과

서글픔에 싸여 검은 구름 속에 갇혀

있는 것만 같았었다.


아무런 커리어도 없고, 아무것도

할 줄 아는 것도 없는 나의 40세는

지천명이라는 것과는 터무니없이

멀기만 한 것이어서, 그런 내가

한없이 초라하기만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얼마나 어리석고

한심한 일이었는지. 나 자신을

사랑할 줄 모르고 지천명이라는

잣대로 나를 재단하려고 했던 그때가.


그러고 보니 아무래도

지천명이라는 단어는 지금 시대에는

맞지 않는 것 같다.

지금 40세의 나이는 한참 젊고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나이이다. 얼마든지 자신을 사랑하며

어떤 어려움도 헤쳐나갈 수 있는

자신감으로 똘똘 뭉친 열정적인

나이이기도 하다


그러니 40대에 이르러

어느 지점에 이르지 못했다고

좌절하거나 자신을 평가절하할 필요는

없다. 이제 겨우 인생의 절반에 도달했을

뿐이니, 앞으로 갈 수 있는 길이

많이 남아 있다.


인생은 뭔가를 이루기 위해서 사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삶을 잘 살아내기 위해서

사는 것이다. 거기에는 아무런 잣대가

있을 수 없다. 그냥 나에게 주어진

오늘 하루와, 그 하루를 살아내는 자신을

사랑하며 열심히 삶을 이어나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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